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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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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가을줍기 되돌아온 날씨마저 안성맞춤이다. 가을 나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한다. 여인들의 가을줍기다. 갯벌을 걷는 낭만도 있다. 하현달이 물위에 어리고 지는 해가 산등성이에 멈춘다. 가는 길 멈추고 마른 덤불 타는 석양을 바라본다. 어른도 때론 가을을 걷는 체험학습을 하고싶다.
오죽도 가을을 찾아 나섰다. 첫얼음이 두텁게 언 아침나절의 오솔길. 햇살은 따사로우나 바람은 차다. 해질 무렵. 가을은 정녕 서재 문짝에 있는 걸.
쓸어 무삼하리오
고구마 고구마 줄기를 낫으로 걷어내고, 황토라 일단 수건포로 넓게 깊게 파서 호미로 캐기 쉽도록, 올해 고구마는 잦은 비 탓으로 잘다. 그사이 어디서 고구마 찌는 냄새가 구수하게 들린다.
이웃 사촌 남정네는 논에서. 아낙네는 밭에서. 간사지 넓다란 논에는 벼 수확이 한창인데, 밭에서는 내년 유월에 추수할 마늘을 심고 있네. 잠깐 물 한잔이라도... 두런두런 정담도...
선김치 어릴 적 이 때 쯤 시골에서 자주 먹었던 김치. 이른바 선김치. 묵은지도 남은게 없고, 아직 김장은 멀었고, 배추는 덜 자랐고... 어린 배추를 두어포기를 뽑아 슬쩍 데쳐 만들어둔 양념에 버무린다. 간단하다. 일종의 즉석 김치이나 데쳤으므로 생김치과 구별된다. 그때그때 자주 해먹는다. 오늘은 갓을 ..
약속과 미련 사이 각다귀 주둥이가 여름내 설쳐대더니 처서를 지나면서 삐뚤어졌다. 입은 삐뚤어도 침은 더 독하다. 이젠 갈 때가 됐다 빨리 가라 했더니 손사래를 쳤다. 추석이 가까우니 송편 만 먹고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추석 지난지가 언젠데 아직 미적거린다. 이왕 늦은 거, 햅쌀밥에 구들목 온기 좀 쐬다가겠다..
개똥벌레 반딧불이다. 개똥벌레. 그 녀석들이 초저녁 어스름 달밤에 어지럽게 나네. 파르스름한 빛을 표현할 길이 없네. 그냥, 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