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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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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핀 수선화 오랜만에 붓을 들어보았네. 소슬바람에 창가 시눗대 부딪치는 소리 수선화 오늘도 봄은 나에게 피어나고 있다
귀촌의 일상-김장배추와 잡초 농작물이 잡초처럼 꿋꿋하고 튼실하게 자라준다면 얼마나 좋을가. 낭만적인 넋두리다. 한번 때를 놓치면 이름 모르는 풀들이 제멋대로 어우러져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올해는 더욱 그렇다. 게으름도 없진 않았지만 유난히 긴 장마에 이어 시도 때도 없이 내린 비까지 더해 두 달 넘어 두 손을 놓고 있..
(속보)무 저장 무 크기나 때깔이 겨우내 묻어두기에 안성맞춤이다. 오늘 아침 나절 월동용 무를 저장 했다. 땅을 적당히 깊이 판다. 짚을 깔고 무를 거꾸로 세워 나열한 다음 다시 짚으로 덮는다. 비닐을 얹고 흙을 덮는다. 발로 살짝살짝 눌러둔다. 바람 들 일도 없다. 혹한에 눈 비가 와도 그저 안심이다. 올 겨울을 ..
11월의 마지막 날에
도내리 오솔길의 만추
나무꾼 일기 얼마 전 콘파스 태풍 때 넘어질 나무는 다 넘어졌다고 동네의 누군가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해변이라 똑바로 선 소나무가 드물다. 방치해두긴 아까워 벼르고 벼르다 오늘 마음을 먹었다. 나무하기다. 넘어지고 뿌러진 소나무가 집 뒤 바닷가 쪽에 있다. 큰 둥치는 누군가가 이미 잘라서 가져가고 너..
가을 냉이 시골에서 먹거리란 별 게 아니다. 눈여겨 주위를 둘러보면 푸성귀가 많다. 지금도 없는 건 아니지만 한동안 민들레가 즐거움을 주더니 지금은 냉이다. 냉이. 하얀 서리를 맞으면서도 샛파랗게 모습을 드러낸다. 동밭의 쪽파 자라는 곳 주위와 서밭 상추밭 고랑 사이에 지천으로 자란다. 호미로 슬슬 캐..
까치밥 일대기 남겨두었던 까치밥이다. 언제 어느 녀석이 먹는지 도저히 포착할 수가 없다. 앙상한 가지만. 열흘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