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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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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꽃이다 서리가 내리는 지금, 피는 꽃이 있다. 돌팍 사이에, 그리고 마당 저기 철쭉 밑에, 이름도 모른다. 어느해 여수에서 누가 주길래 가져다 심었더니 얼마나 잘 번지던지. 꽃은 꽃이라, 입동도 개의않는 나비가 있다. 그리고 벌이 있다. 꽃이 있으면 벌 나비는 온다.
김장배추 갈무리 김장배추는 보기좋게 결구가 되어간다. 정식을 할 때 센비가 더러 오긴 했으나 일기가 비교적 순조로왔다. 하루가 다르게 커고 갈수록 겉잎이 벌어진다. 오늘은 배추를 묶어주었다. 작년까진 볏짚으로 했으나 올핸 노끈으로 대체했다. 백여 포기라 꽤 시간이 걸린다. 입동이 지나자 수은주가 곤두박질..
까치밥 감 따기. 과거로의 여행이랄가 추억 따라잡기랄가. 해마다 하는 일이지만 신 난다. 옛날 옛적에 / 감 따러 / 감나무에 올라갔다가 / 느닷없이 / 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 혼비백산한 적이 있었지./ 아니야, 까치밥으로 두기로...
가을은 서울에 서울 나들이 길에 가을을 만났다. 이 녀석 왈: 뭐 하세요. 사진 찍어. 또 왈: 나 한번 찍어 주세요. 그래. 또 왈: 잘 찍었어요? 어디로 보내줄가. 왈: %$&@*^# 알았어. 가을은 지금 서울에 있다.
호박오가리 이게 걸려야 가을맛이 난다. 또 한해. 호박오가리 할 때면 가는 세월을 비로소 알게된다. 어릴 적 추억의 파편들이 축늘어진 호박오가리에 주저리주저리 달린다. 말려서 타래를 만들어 소금독에 넣어둔다. 잘게 쓸어 넣어 두어번 해먹는 호박찰무리. 바로 호박 시루떡. 그 맛이야 예와 같으랴만 김이 ..
귀촌-農本의 虛實 여하간 토란을 끝으로 밭에서 거두는 추수는 마감이다. 시월 초 고구마를 시작으로 거의 한달 만이다. 큰 추위가 오기 전이라 다행이다. 실은 부추 밭 곁에서 올라간 울타리강낭콩이 노루꼬리 만큼 남아있긴 하지만 영글기까진 쬐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또 하나 남은 건 더덕이다. 더덕은 내년 한..
둥근마 둥근마 수확 완료. 약 10kg. 둥근마는 처음으로 재배해본 작물이다. 올해 수소문 끝에 당진 서동농원에서 보내온 둥근마를 심었다. 오월에 정식을 했으니 꼬빡 다섯달 만에 추수다. 잔뿌리가 부숭부숭한 데다 울퉁불퉁 못생기긴 해도 복스럽고 탐스럽다. 보통 마하곤 달라서 씹는 맛이 단단하다. 깨끗이..
장미 한송이 서재로 돌아가는 모퉁이 처마아래 장미 한송이가 피었네. 11월의 첫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