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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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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재비의 오후 그나마 비껴남은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지금 졸고있나봐요. 오늘따라 창가 마루까지 찾아왔습니다. 푸른 도포에 수레를 막아서던 기개는 사라졌습니다. 찬 이슬 내리니 이 한몸이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해거름에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태우는 계절 뭔가를 태우고 있습니다. 불꽃이 맹렬합니다. 가끔씩 막대기를 휘저으며 옆 집 아줌마가 열심히 태우고 있습니다. 마른 들깨대 입니다. 며칠 째 들깨 타작을 하더니 오늘 아침부터 부지런히 태우고 있습니다. 곧 마늘을 갈 겁니다. 재는 거름이 됩니다. 하얀 연기가 하늘가에 흩어집니다. 냄새가 몰려..
비님 어릴 적에 어른들이 비님이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비님이 오십니다. 가물었습니다. 물독에 떨어지는 빗방울 파장이 크네요. 토란 잎을 보세요. 비가 드니 풀벌레는 제 새끼를 등에 엎고 안절부절입니다. 개구리 밥풀은 신이 났습니다.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가을 걷이로 터밭에서 박이랑 호박을 ..
김장배추(2) 배추가 제법 자랐습니다. 요새 가뭄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허 허... 배추잎 위에 펼친 사랑의 향연.........
추분 오늘이 추분. 물안개를 걷어내며 아침 해가 솟았습니다. 팔봉산 능선이 든든합니다. 그러나 황금 들판은 보이질 않군요. 어제 도내나루터의 일몰입니다. 쌍섬이 노는 사이에서 거룻배가 심심합니다. 충청도 가로림만의 저녁 한 땝니다. 양양 앞 바다의 일출입니다. 얼마전 동해안을 다녀왔습니다. 서..
가을인가봐
김장배추(1) 오늘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오랜 만에 태안 모종 시장에 나가 가져왔습니다. 한판이 144포기네요. 잡초를 헤치고 근근히 한고랑 만들었습니다 . 며칠 전부터 퇴비를 갖다부었습니다. 중간에 솎아먹고 김장을 하고 이 삼십 포기는 월동을 해 내년 봄까지 두고 먹을 예정입니다. 내일은 갓씨를 뿌려볼..
햇살 가을 햇살은 천량이라고 합니다. 역시 옛말이 맞습니다. 따끈따끈 하나 끈적거리지 않는 가을 햇살이 보드랍습니다. 처서가 지나자 모기 떼의 극성도 한결 갔습니다. 아침 저녁 서늘 바람에 입이 삐뚜러졌는지 한 여름 만 못합니다. 그래도 추석 송편은 먹고 가겠다고 하는군요. 해변가 모기는 역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