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태우고 있습니다. 불꽃이 맹렬합니다. 가끔씩 막대기를 휘저으며 옆 집 아줌마가
열심히 태우고 있습니다.
마른 들깨대 입니다.
며칠 째 들깨 타작을 하더니 오늘 아침부터 부지런히 태우고 있습니다.
곧 마늘을 갈 겁니다. 재는 거름이 됩니다.
하얀 연기가 하늘가에 흩어집니다. 냄새가 몰려와 온몸에 고소합니다. 타는 소리가
자작자작 명쾌합니다.
'낙엽을 태우며'가 생각 납니다.
'옛시인의 노래'도 흥얼거리구요.
가을은 태우는 계절인가봐요.
입시생들은 부모 마음을 태웁니다.
이 가을에 돌아앉아 연인의 마음을 혹시 애태우지는 않는지요.
시인이 되더라도 사연은 태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