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걸려야 가을맛이 난다.
또 한해. 호박오가리 할 때면 가는 세월을 비로소 알게된다.
어릴 적 추억의 파편들이 축늘어진 호박오가리에 주저리주저리 달린다.
말려서 타래를 만들어 소금독에 넣어둔다.
잘게 쓸어 넣어 두어번 해먹는 호박찰무리. 바로 호박 시루떡. 그 맛이야 예와 같으랴만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정취야 다를가.
올해도 누런 호박 두 개.
슬슬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기고 기다랗게 잘라서 내다 걸었다.
앞 창가에 간짓대로 만든 걸대가 오랜 만에 제구실을 한다.
덧붙이는 글
-호박씨 잘 까시는 분께 호박씨 조금 드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