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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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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폭설내린 날...靜中動 대롱대롱 추녀 아래 오늘사 고드름이 자란다. 이틀밤 사흘을 내린 눈이 기어이 한 자, 30센티를 채우고 소강이다. 폭설에 고립이라더니 마을버스가 끊겼다는 한마디로 실감이 난다. 발품 팔아 사립을 못나설 바는 아니지만 굳이 그럴 것까지야 초겨울의 운치를 앉아서 즐기기로 하였다. ..
귀촌일기- 까치밥, 미워도 다시 한번 산새들이 날아든다. 갈수록 야박해지는 세상. 새들이 먼저 알아 갈수록 극성이다. 늦은 가을의 정취. 나무에서 저절로 익어가도록 놔두면 좀좋으련만 가만두지 않는다. 익는족족 산새들 차지다. "새들한테 다 줄라면 우리나 따게 하지!" 동네 아낙네들의 눈독 성화가 입으로 입으로 내 귀..
귀촌일기- 곳감,누가 먹나 작년에는 차일피일 하다가 곳감을 만들지 못했다. 까치밥도 한 두 개지 산새들에게 모두 헌납하고 말았던 터라 올해는 쬐끔 일찍 부지런을 떨었다. 어느날 아침 내친 김에 감을 따서 깎아 꼬챙이에 꽂아 빨랫대에 걸어 놓았다. 곳감 만드는데 무슨 공식이 있다더냐. 맛 있으면 된다. 감은 ..
귀촌일기- 첫얼음 언 날의 농가월령가 오늘 첫 얼음이 얼었다. 호박꽃은 아직도 핀다. 밭일도 설거지가 있다. 지난 여름날 한 때 오이,애호박을 잘 따먹었던 곳을 오늘 정리했다. 지지대를 뽑아내는 등 큰추위가 오기 전에 정리를 해야겠다 하면서도 잡초 덤불이 하도 우거져 한번 마음 먹고 덤벼들기가 쉽지않았다. 그러나 무..
귀촌일기- 일영,장흥,송추의 교외선과 도산공원의 가을 월드컵 축구장이 들어서고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 숲을 이루는 상암동. 내가 살았던 40년 전의 상암동은 한강 하구의 섬 하나, 버드나무 숲이 있고 한강물이 불면 섬이 되고 물이 줄면 모래밭으로 육지가 되던 섬 아닌 섬, 난지도를 옆구리에 낀 서울 깡촌이었다. 천정에서 물이 뚝뚝 떨..
귀촌일기- 콩대,콩깍지. 아, 옛날이여! 산불이 아니다. 쥐불놀이도 아니예요. 집집마다 콩타작이 끝났다. 가을 추수에서 콩타작이 가장 늦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로 콩타작은 마무리된다. 콩깍지와 콩대를 태운다. 첫추위 온돌 아궁이에 단골 땔감이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는 모양을 보면서 조선며느리들은 눈물 훔치..
귀촌일기- 봄,여름,가을,겨울 달 뜨고 해가 진다. 구르는 낙엽에 가을이 서먹해지면 겨울이다. 동백 꽃봉오리. 봄이 여기에.
귀촌일기- 토란 농사, 알토란 만 토란인가? 어제 오후에 잠시 캐다 만 토란을 오늘 마저 캤다. 또 비가 온다는 소리에 서둘렀다. 해마다 늘 그랬듯이 토란을 캘 때면 가을 맛이 비로소 손에 잡힌다. 풍성하고 넉넉하고 둥글둥글한 그런 맛 말이다. 토란대를 잘라낸 자리에 뽀쪽뾰쪽 토란 싹이 올랐다. 토란대는 세 번에 걸쳐 이미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