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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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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끝빈가 봄 첫비인가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창밖을 보네.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어 가슴 적시네. -'봄비' 중에서
곶감 빼먹기 춥다. 바깥바람도 귀찮고... 곶감이 창밖에 보입니다. 현관 문 만 열고 나가면 됩니다. 만들기보다 빼먹는게 쉽네요. 그 재미에... 몇개 안 남았습니다.
8樂 잊지않고 올해도 보내주었다.(1樂) 해마다 너댓개 일력을 구해 보내주는 친구가 있다.(2樂) 버갯속 영감의 부탁을 이 친구가 해결해주기 벌써 오년 째다.(3樂) 오늘 받은 일력을 전달하러 가는 길입니다.(4樂) 함박 웃음을 지을 버갯속 영감 생각에 미리 즐겁다.(5樂) 그렇다. 세모에 영감의 ..
까치밥 감을 땄습니다. 아래 텃밭에 꿩 한 쌍이 노닐고 있었습니다. 인기척에 놀라 장끼 녀석은 잽싸게 날아가버렸습니다. 까투리 만 남아 두리번거립니다. 까치밥 입니다. 이내 곤줄박이 한놈이 시식을 합니다. 홍시는 소금독에 넣어두기로 했습니다.
오늘 처마에 비치는 가로등불 너머로 여명이 밝아옵니다. 솔밭을 비껴 간사지에 먼저 햇볕이 듭니다. 갈라진 나무 틈새를 비집고 자란 풀 위에도 햇살이 내립니다. 더 춥기 전에 박과 호박을 처리해야 할텐데. 곶감입니다. 월동할 김장 배추는 볏짚으로 묶어줄 일이 남았습니다. 마침 대봉 홍시가 하나 있어..
곶감 만들기 올 핸 대봉이 꽤 열렸습니다. 홍시를 기다렸습니다. 가지가 너무 늘어져가는 게 좀 불안했습니다. 몇개 따다 곶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껍질을 칼로 깎고 꼭지를 줄에 꿰어 매달았습니다. 보름쯤 지나면 말랑말랑 달디달겁니다. 처음 만들어본 작품입니다. 그럴듯 운치가 있군요. 건듯 부는 바람에 흔..
귀촌일기- (22) 서리 서리 (22회) “형철씨 있는감?” 버갯속 영감 목소리가 얼핏 들렸다. “있남? 있남?” 이내 현관문이 요란했다. 열어보니 버갯속 영감은 들숨날숨이었다. “어이구, 허리야.” “아이고예, 갑자기 무신 일입니꺼? 들어오시이소.” “어이구... 저 밑에서... 보니께잉... 차가... 있데.” 영감..
귀촌일기- (17) 각방(各房) 각방(各房) (17회) 포도나무의 움이 몽실몽실 부풀었다. 지주의 전선줄을 따라 줄기가 힘차게 뻗어나갔다. 겨우 내 깻묵과 겨를 섞어 묵혔던 거름을 이른 봄에 듬뿍 주었다. 내 정성을 알아본 듯 송알송알 포도송이가 탐스럽게 달렸다. 하루가 다른 양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만큼 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