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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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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철새가 나는 앞뜰 “나, 도내(島內) 이장, 이십팔 년 했시유.” 버갯속 영감은 평석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우리 집 마당 오른편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 밑에는 널따란 돌팍이 있는데 나는 평석이라 부른다. “조 앞, 간사지(干瀉地) 말이유. 조거 내가 막았슈.” 영감은 턱으로 툭 트인 들판을 ..
귀촌일기- 그럼 가을이다(2) 호박, 애호박 애호박을 따서 말렸다. 어제까지 고추잎, 아주까리잎은 오늘 애호박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햇볕이 쏟아지는 평석. 가을햇살이 즐겁다.
귀촌일기- 무말랭이 살얼음이 얼기 시작하고...무말랭이를 만들어야 할 계절이 돌아왔다. 재덕 엄마가 지나가는 걸음에 마당에 무를 던져주고 갔다. 동치미 무다. 무 말랭이야 가릴 것이 없어 이것부터 우선 무 말랭이를 만들었다.
귀촌일기- 토란대는 어디서 말리나 귀촌일기- 마당이 좋으냐, 평석이 좋으냐 그렇게도 넓던 마당이 주위에 나무들이 자라니 좁아보인다. 고향길을 가보면 어릴 적에 그렇게도 넓었던 신작로가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에서 이젠 골목길이 되었듯이. 어쨌거나 마당이 있다는 것. 기분이 열리고 마음이 넉넉해진다. 이 불볕 여름철에 더더욱.
귀촌일기- 사진기로 쓰는 수필 '수필은 생활문화의 한 매듭'이라 하신 분도 있고,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쓴 글'이라 규정을 하기도 한다.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 세상에 어디 그리 쉬운 가. 붓 가는 대로 쓰도 되는 글이 있고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요컨대 붓 가는대로 잘 쓰여진 수필일수록 생활문화의 진지함이 스며 있..
귀촌일기- 오늘, 대추 따고 호박 따고... "추석이 지났는데도, 와 이리 덥노?" 이 말이 절로 나온다. 그래, 덥다. 비라도 한 줄기 내리면 시원할텐데. 하긴, 추적거리는 가을비는 한창 익어가는 벼에 아무작에도 쓸데없다. 아침나절에는 대추를 땄다. 점심 먹고선 호박을 땄다. 마누라와 협업으로 대추를 따고, 호박은 혼자서 땄다. ..
귀촌일기- 마당에서 점심을...그 사연은? 파랗게 개인 하늘에 꽃 피고 새들 노래하고. 날이 하두 좋아서. 단 둘이 오붓이. 마당에서 점심을. 귀촌 10년에 처음이다. 서울에서 내려오시는 분들이야 으레, 어쩌면 당연히, 신선한 횟감이 있는 건너편 항구인 구도 포구 바닷가 횟집으로 그동안 안내했으나 여기 사는 사람들은 원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