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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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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 치고 북돋우고 요즈음 시간이 나는대로 땅을 판다. 뽀얀 김이 솟아오른다. 이 맘때면 늘 풋풋한 흙냄새를 가다려왔다. 겨우내 웅크렸던 심신이 땅 냄새에 풀린다. 짜투리 땅은 수건포로 파서 뒤집는다. 삽질 밖에 도리가 없다. 금방 끈끈하게 땀이 난다. 입었던 옷을 하나씨 벗어 옆에 있는 매실나무 가지에 걸쳐놓는..
객토 작업(1) 집에서 바라다보면 간사지 너머 도내수로를 지나 흙을 파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몇 년동안 인삼포가 있었던 곳이다. 찾아가 보았더니 마침 사토여서 15톤 덤프로 한 차분을 받기로 했다. 곧 감자를 심어야하므로 서둘렀다. 집 아래 밭이 세월이 가면서 중앙 부분에 다져져 비가 오면 배수가 잘 되지않..
징검다리 배추 읍내 조석시장, 하나로마트에 갔다가 배추 값 보고 놀랐다. 금값. 장마 아닌 장마에 채소가 다 어디로 갔는지, 아예 없는지. 곧장 모종시장에 둘러 배추모종 한판을 구했다. 72구들이 판이 5천원. 7년 단골이라고 모종 아줌마가 반색하며 적색 양배추 다섯개를 끼워주네. 어차피 걷어내야하는 토마토 줄..
덥다 삼복이다. 오락가락 장마가 물러나자 태양이 머리 위에서 작렬한다. 동쪽 처마 끝에 비치는 햇살에서 오늘 하루가 짐작된다. 찜통더위다. 인삼포 지나 논길을 따라 걷는다. 아침이슬에 가랑이가 젖어도 새벽 산보는 삽상하다. 아침나절이 바쁘다. 열시까지 댓시간 동안 걷어내고 뽑아내고 정리한다. ..
야콘 세우기 아침나절부터 간간이 햇살이 보입니다. 지루한 장마 끝에는 한여름이 기다립니다. 태안 읍내에 나가 철제 지지대를 사왔습니다. 지난 비바람에 쓰러진 야콘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아랫밭 옥수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결딴이 났습니다. 폭우는 물러가고 강풍만 남았습니다. 마당 가운데 선 느..
장맛비의 하루 서울 나들이에서 돌아오자 마자 억수, 된비를 만났다. 팔봉산 능선에 걸친 먹구름이 심상치않다. 도내수로도 이미 황토색이다. 여기저기 할 일만 보인다. 뇌성 폭우에 바람까지 쳐서 옥수수와 야콘이 쓰러졌다. 고추도 줄을 매 주었건만 비스듬히 드러누었다. 비 그치면 하기로 하고 우선 수건포로 밭..
장마전선 비를 기다렸다. 장마전선이 올라온다길래 말리던 마늘도 현관 안으로 들여 놓는 등 미리 이런저런 단속을 했다. 남부지방은 집중호우라는데 여긴 오는둥 마는둥 몇 방울 또닥거리다가 지나갔다. 비가 좀 와야 한다. 얼마 전에 심은 고구마도, 지금 막 싹이 트는 서리태를 봐서 한 줄기 비가 지나갔으면..
잡초로 잡초를 쉬는 날은 있어도 노는 날은 없다. 오늘같이 종일 안개비가 내리는 날엔 할 일이 또 하나 있다. 잡초 제거다. 쉬어쉬엄 비가 내려 땅이 부드러워졌다. 어느 작물이든 잡초와 전쟁까진 아니더라도 몇 번의 승부는 필수다. 적당한 시점에 슬쩍 제압해두어야 나중이 쉽다. 하루 이틀 사이 때를 놓치면 잡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