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초

(186)
婦와夫, 장마통에도 할 일은 한다 마을 부녀회 재활용 분리수거 하는 날. 집사람은 아침밥을 먹는둥 마는둥 행장을 갖추어 서두르기에 마을회관까지 태워주었다. 새벽같이 7시 반에 소집하는 문자가 일찌감치 회원들 전화기에 며칠 전에 떴고 마을 방송에도 나왔다. 부녀회 기강은 무섭다. 내친김에 나는 서재 근처 짜투리 밭 잡초를 깎았다. 팽개쳐두었더니 엉망진창이다. 아무리 가물어도 잡초는 못 이긴다. 예초기가 칼날이 지나가고 갈쿠리로 긁어냈더니 부추밭이 말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곧장 새 부추가 자라날 것이다. 세 시간여 임시 부녀회까지 마치고 재활용 작업이 끝난 뒤 돌아오는 부녀회원들 손에는 늘 그래왔듯이 오늘도 선물꾸러미가 하나 씩 들려졌다. 김이 무럭무럭나는 백설기와 통닭 그리고 과자 봉지. 읍내 떡집 백설기는 부녀회 특별 주문이라 언제나 맛..
기선 제압 강풍을 동반하는 폭우를 전망한 기상대 예보완 달리 간 밤에 비는 비교적 얌전하게 지나갔다. 봄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되었다. 신발이 질척거려 밭에 내려가긴 어정쩡하고 이럴 땐 할 일이 있다.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이번 비로 기세등등해진 잡초다. 마당에 잡초를 깎았다. 올 봄 들어 첫 풀깎기다. 올 한해 동안 쉬임없이 해야 할 일이다. 한바탕 예취기 소리가 지나가면 깔끔해진다.
비가 온다기에... 예취기 시즌 개막 봄 가뭄. 그동안 가물었다. 모내기 앞둔 앞뜰 논 임자건 마늘밭 감자밭 밭 주인이건 다들 비소식을 기다렸는데 비가 온단다. 우리집 부추밭도 봄철 햇살에 이파리 끝이 마르고 억세어졌다. 일단 깎아주고 나면 새 싹이 다시 돋아난다. 오늘 예초기로 이발을 해주고 퇴비를 듬뿍 뿌려주었다. 오늘 밤새 꽤나 많은 비가 내린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이번 비가 한바탕 지나가고 나면 마당에 풀들이 의기양양 얼마나 자랄지? 이제부터 잡초와 한바탕, 예취기의 시즌 박두. 바쁘게 되었다.
잡초,잡초... 첫 풀깎기 갓 돋아난 풀 내음이 싱그럽다. 잘라낸 잡초에서 봄 햇살을 받은 지열과 함께 피어 오르는 풀냄새가 풋풋하다. 농사에서 잡초는 깎아야 하는 것. 올 봄 들어 잡초 제거 첫 풀깎이다. 양파, 마늘밭 주위를 정리했다. 비로소 농사철 실감이 난다. 가을까지 예취기를 얼마나 들어야 할지?
마늘밭,양파밭... 김매기 끝 동밭은 마늘 밭과 자주 양파밭이다. 봄철이 되자 비닐 멀칭 안에서 쑥, 개불알꽃, 솔쟁이, 냉이, 현호색, 광대나물 등 온갖 잡초가 다투어 무섭게 자랐다. 물 한병 들고서 매일 아침이면 여기로 출근했다. 하얗게 서리가 내린 멀칭 비닐을 걷어내 가면서 꾸부려 앉아 손으로 뽑았다. 콩나물 시루에서 콩나물 뽑듯이 뽑아냈다. 짜투리라 열댓 평이나 될까 크지 않은 밭인데도 쉬엄쉬엄 나흘 걸렸다. 물 주고 웃거름 주는 걸로 오늘 마무리 했다. 보기에도 시원하게 이렇게 달라졌다. 농사란 이런 것. 다들 농약 제초제를 일찌감치 뿌려 주면 간단하다는데 귀밖으로 흘려 듣는다. 지난 주에 큰 밭 서쪽으로 비닐 하우스 옆 서너 평 자주 양파 밭을 시작으로 착수한 김매기가 오늘로서 대단원 일단락되었다. 잡초 등쌀에 마늘 한 톨..
역시, 잡초! 흔히들 농사를 잡초와의 전쟁이라고 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늘 이기는 전쟁은 전쟁이랄 수 없다. 봄 기운이 돈다 했더니 잡초가 일찌감치 기세 등등하다. 우리집 양파밭, 마늘밭에 잡초가 봄소식을 먼저 알아차렸다. 잡초와 어울려 올 한해도 동거다. 아옹다옹 보다 무덤덤. 그게 마음 편하다.
마늘밭에 잡초 금방이라도 비닐을 박차고 틔어나올 것 같다. 우리집 마늘밭에는 비닐멀칭 안에 빼꼭빼꼭 온통 잡초 투성이다. 다른 집 마늘밭에는 잡초가 전혀 없다. 저 넓은 마늘 전체를 눈을 씻고 훑어봐도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다. 차이가 뭘까?
마지막일까? 가을해가 갈길이 바쁘다. 내려다보면 앞뜰은 여섯시 반이면 벌써 햇살이 퍼진다. 먼저 마당에 풀을 깎았다. 딱히 서둘러 해야할 일이 없다싶으면 하는 일이다. 올해 마지막 풀깎이가 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