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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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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종을 지나며... 귀촌의 하루 어느새 감꽃도 지고 망종이다. 망종엔 발등에 오줌 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촌의 일손은 바쁘다. 망종 전에 보리를 베라는 속담을 지키지 못했다. 마당에 보리가 익을 대로 익었다. "밭작물엔 비가 와야 하는데..." 마늘 캐던 손길을 멈추고 마을 이장이 말했다. 올핸 가물어서 마늘 알..
예초기 임무 교대, 스트레스는 빠이빠이? 몇년 전 어느 후배가 귀촌 선물이라며 예초기를 나에게 보내왔다. 어떻게나 말썽을 부리는 지 그동안 혼났다. 우리동네 기계깨나 만진다는 사람 손은 거의 다 거쳤고 읍내 지정 A/S점, 농업기술센타를 드나들어 수리를 해가며 사용해왔다. 시동을 걸때 제대로 된 적이 별로 없다. 캬부레다..
잡초의 전성시대 여름내내 사흘드리 비가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잡초가 살판났다. 그동안 두어 번은 예취기가 지나갔어야 했다. 게다가 시동을 걸 때마다 말썽을 피워 곤혹스럽다. 예취기에 기름을 잔뜩 채우고 어깨에 졌더니 새삼 무겁다. 한여름 밭일은 그나마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 낫다는 걸 알았다. 땀..
캔버스 위의 수선화(6)-더운 하루 한낮. 하우스 안은 40도가 넘는다. 햇살에 매실은 익어가고. 올들어 처음으로 풀깎기를 했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눈을 뜰 수가 없다. 털갈이하는 빽빼기 놈 미용도 내킨 김에 해주었다. 평석의 느티나무 그늘이 모처럼 진가를 발휘한 하루.
거, 시원허네 미역 오이 냉국. 거, 참 시원허네. 땀 흘린 뒤라 새콤한 냉국이 제격입니다. 아침 나절에 축대 아래 '쑥대밭'을 예취기로 정리했습니다. 마당 잔디도 오랜 만에 깎았습니다. 오늘 여간 더운 날씨가 아니군요. 요즈음은 아침 다섯시부터 열시까지가 근무시간입니다. 생각할수록 바가지 냉국 시원하네요. ..
귀촌일기- (26) 울타리 울타리 (26회) “멀리서 보니께...” 영감이 정적을 깼다. “용구새가 지대로 되었슈.” 영감은 지붕의 용마루를 보고 말했다. 저 밑으로 우리 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양쪽 용두 사이에 용마루가 흐르고 귀마루가 멋을 부리며 막새가 가지런히 굴곡을 이루었다. “기와집은 저게 예쁘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