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어느 후배가 귀촌 선물이라며 예초기를 나에게 보내왔다.
어떻게나 말썽을 부리는 지 그동안 혼났다.
우리동네 기계깨나 만진다는 사람 손은 거의 다 거쳤고
읍내 지정 A/S점, 농업기술센타를 드나들어 수리를 해가며 사용해왔다.
시동을 걸때 제대로 된 적이 별로 없다.
캬부레다가 막혀 그런 거라며 사용자의 잘못을 지적 당할 때는 할 말을 잃었다.
수리를 한 현장에서는 가동이 되기에 집에 가져와서 해보면 먹통일 때 정말 답답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 예초기를 연구개발에 기증하겠다며 메이커에 택배로 보냈더니
잘 수리했노라며 얌전하게 다시 돌아온 적도 있다.
스트레스 받을 악몽에 예초기 가동을 아예 중단하고
우거질대로 우거진 마당의 잡초는 못본 체 올봄을 지내고 있는 중이었다.
며칠 전 어느 친지에게 그동안의 예초기 얘기를 했더니 가스 예초기를 사다주었다.
부탄가스를 장착하는 것으로 날렵하게 보일 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엔진식 예초기보다 우선 무게가 가볍다.
국산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걸리나 글로벌 시대 탓으로 돌리고 견디기로 했다.
새 예초기의 첫 가동으로 마당이 모처럼 시원하게 정리되었다.
예초기 스트레스에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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