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살다보면 별별 웃지못할 일이 더러 벌어진다.
몇년 전이다.
서산에서 태안으로 들어오는 초입에 백화산가든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지금은 폐업을 했지만 한 때 '3천냥 집'이었다.
3천원 짜리 실비 부페식당이어서 꽤나 붐볐고
나도 가끔 갔는데 쌈채소 종류가 많아 풍성했다.
봄이 되어 어느날 태안읍내 모종시장에 갔다.
모종 아줌마가 서양 쌈채소 모종 한가지를 권하기에 이름을 물어보았다.
" 몸에 좋은 거유. 먹어봐유."
" 이름을 알고나 먹어야지유. "
" 그럼, 3천냥 집에 가봐유.거게 있슈. "
수단 좋은 모종아줌마의 권유로 이름도 모르고 모종 한 판을 사왔다.
우리집에서는 한동안 그저 '3천냥'으로 통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적잎치커리였다.
오늘 다섯가지 쌈채소가 식탁에 올랐다.
이른바 신'3천냥'. 채소의 이름이 뭘가?
올봄에도 이 단골 모종아줌마한테 치커리,케일 모종과
또 이름을 모르는 쌈채소 모종을 샀다.
집에 와서 여기저기 뒤져보니 레드치커리 같기도하고
슈가로프 같기도 해 곤혹스럽다.
지금까지 관례에 따라 일단 '3천량'으로 부른다.
올해 신'3천냥'이 등장한 셈이다.
-위에서 부터 쌈채소 이름 한번 알아맞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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