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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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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가을이 타는 냄새 가을은 태우는 계절. 거부지기를 까꾸리로 검어 태운다. 솔카지 솔방울도 있다. 낙엽이 탄다. 가을이 구수하다. 언덕바지 아래를 내려다보니 옆집 아주머니도 열심히 콩대를 태우고 있네요.
귀촌일기- 나에게 가을은 어디서 오는가? 해질 무렵에 이웃집 아주머니가 태우는 마른 고춧대. 타닥타닥 하면서 탄다. 가을 냄새가 난다. 그러나 가을은 역시 파란 하늘이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억새풀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농협에서 조합원에게 김장용으로 나눠주는천일염 두 자루. 오늘 배달되었다. 소금이 오면 나에겐 ..
귀촌일기- 올 농사 계획(1) 약속은 약속 700 평 쯤 되는 우리집 밭은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집 뒤안 쪽으로 '윗밭'이 있고 마당 축대 아래의 밭을 '중간 밭'이라 하고, 동쪽 편으로 약간 언덕 진 밭을 '동밭'이라 부른다. 중간 밭 가운데로 매실나무가 있고 얼마 전, 빙 둘러 감자를 심었다. 이제사 중간 밭에 매화가 피기 시작..
귀촌일기- 충청도 날씨 남녘에는 비가 온단다. 싸락눈 몇 번으로 지난 삼동 끝에 봄철 가뭄이다. 마늘, 양파 밭농사에 비 소식이 반갑다. 옆집 아주머니도 어디서 들었는지 '5 미리 온다지유?' 하며 소리쳐 알려준다. 충청도 귀촌 15 년의 통박으로 5 미리 강수 예보는 비가 안 온다는 말이다. 여기 토박이 아주머니..
귀촌일기- 부지런한 사람은 한가롭다 바로 옆집 아주머니만큼 부지런한 분도 드물다. 어제는 하루종일 양파밭에서 살더니 오늘은? 우리집 앞에 앉아 있다. "긁어다 불 때려구유." 길바닥에 어지러이 떨어진 소나무 갈비를 긁다말고 퍼질러 앉아 감을 먹고 있었다. 우리집 단감나무에서 단감 하나가 떨어져 있었던 것. "사탕감..
귀촌일기- 녹두를 따는 사연 마지막 이별 서리는 5월, 첫서리는 9월 말이다. 농부들은 귀신같이 안다. 뭘 보고 아는 지 보통사람들은 잘 모른다. 추석 명절도 지났겠다 다시 바빠지기 시작하는 계절. 농부둘의 잰걸음은 집 뒤로 지나가는 경운기 엔진 소리로 가늠한다. 옆집 아주머니가 '녹두 따서 먹어라'는 얘기는 마..
귀촌일기- 덥다는 말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이유 온 동네가 마늘을 캘 무렵인 4, 5월에 옆집 아주머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으로 고생을 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두어 번 다녀오고도 낫지를 않았는데, 동네 사람들은 다들 '마늘병'이라 진단을 했다. 추운 겨울을 지나며 다른 집에 비해 마늘이 많이 얼어죽었던 것. '마늘병'은 눈코 ..
귀촌일기- 오늘 비 와유~ 새벽녘이다. 호박밭에 물을 날라다 주고 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한 말씀 하시며 지나가신다. "오늘, 비 온다네유~" 쓸데없는 일 하지말라는 뜻이다. 도무지 올것 같지않던 비가 살풋 하루해가 기울어서야 과연 내리기 시작했다. 굵은 빗방울이다. 이런 날은 어디 한번 서잿방 정리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