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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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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너구리 태풍과 동네 아주머니 '아저씬 허여간 부지런 하슈, 따라갈 사람이 없슈.'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의 거침없는 찬사다.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우리 마을에서 내가 제일 부지런하다는 말을 들은 지 꽤 오래되었다. 너구리 태풍이 북상한다는데 유비무환이다. 이제 땅 냄새를 맡은 토마토가 문제다. 일찍 심은 토..
귀촌일기- 무 말랭이 차...아토피에 좋다네요 오늘 출근길 물병에는 '무 말랭이 차'다. 맹물보다 훨씬 낫다. 군것질도 때가 있는 지, 알 강냉이 한 자루 생긴 김에 이거 한번 실컷 먹어보자며 요사이 심심풀이 강냉이 틔김에 푹 빠졌다. 많이 틔겨놓으면 곧장 눅눅해지고 고소한 맛이 날아가 읍내 나가는 날이면 한줌 씩 틔겨온다. ♡♡..
귀촌일기- "맛 보세유" 입에 넣어주는 생김치 맛 "맛 보세유." 노란 고갱이를 찢어 맛깔스레 양념을 얹어 내 입에 넣어준다. 한입 불쑥불쑥 먹는 이 맛. 알강알강 씹히는 생굴 하나가 유난히 향긋하다. 읍내 갔다 돌아오는 길도의 북창 마을. 대문이 활짝 열린 그 집. '지서방네 집'에 김장이 한창이었다. 바깥은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귀촌일기- 안개낀 새벽의 소묘, 마늘심기 준비 오늘도 새벽 안개가 짙다. 가을같은 가을은 안개로 하루를 연다. 이웃 아주머니는 참 부지런도하다. 아마 마늘심기 준비인갑다.
귀촌 소묘- 가을로 가는 길목의 고추잠자리 감나무 가지가 아래로 점점 휘어진다. 마당의 단감나무 가지도 고꾸라져 앞으로 숙였다. 해거리를 하지않아 올핸 감이 많이 열렸다. 가을에 만들 곳감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준다. 아침까지 멀쩡하던 옥수수를 파먹었다. 하나도 모자라 두개 째다. 전깃줄에 앉아 눈치만 살피고 있는 저 녀..
귀촌일기- 봄비 내리는 날의 서정 새벽녁엔 봄비치곤 꽤 세찼다. 바람까지 불었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우비를 둘러쓰고 밭에 나갔다. 밭고랑의 물꼬를 단속하고 나간 김에 고사리 밭에 가서 고사리를 꺾었다. 내린 비에 물이 올라 밤새 쑥쑥 자랐다. 점점 바람도 자고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봄비답게 소리없이 은근히 내..
총선 사탕발림과 입발림 집사람은 감기약 타러 보건소로 들어가고 나는 바깥에서 기다렸다. 마침 반대편 인삼밭에서 아주머니 세 사람이 무언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자기들끼리 하는 말을 본의 아니게 엿들었다. "선거해서 뭐하간? 소용없슈." (선거무용론) "다 그이가 그이유." (인재부재론) "모르것슈. 나..
남과 여 남자는 온종일 혼자다. 여자는 모여서 일 한다. 화기애애하다. 봄이 절로 무르익는다. 봄의 소리 월츠가 따로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