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가 마늘을 캘 무렵인 4, 5월에
옆집 아주머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으로
고생을 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두어 번 다녀오고도
낫지를 않았는데, 동네 사람들은 다들
'마늘병'이라 진단을 했다.
추운 겨울을 지나며 다른 집에 비해
마늘이 많이 얼어죽었던 것.
'마늘병'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면
낫는다고 입을 모았다.
농사만 잘 되면야 까짓것
더위쯤이야.
이 가뭄에 스프링쿨러 돌려 물 주고
남들은 열대야니 폭염이니 하는 불볕더위 속에서
아주머니는 이랑곳하지 않았다.
콩타작은 이미 끝났다.
첫물 고추도 마당에서 태양초로 잘 말라간다.
매일 고추 따기에 바쁘다.
베다 세워논 참깨가 마르면
참깨털이 타작이 남았다.
흰 메주콩이 잘 영글었다고 희색이 만면하고,
고추농사도 여느집보다 잘 됐다.
동네사람들의 진단이 맞았다.
때가 되면 낫는 병.
'신경성 마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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