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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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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바다가 새벽을 연다. 물때에 맞춰 저멀리 청산리 포구 앞으로 갯벌이 붐빈다. 도내나루의 개펄은 지금, 치열한 삶의 현장은 아니다. 여자에게 물어본다. "오늘은 뭐가 나와요?" "고동이유." 잠시 후 뒤따라 지나가는 남자에게 말을 건네본다. "벌써 낙지가 나와유?" "아즉 멀었슈." "그럼 오늘 뭘 잡아유.?"..
노을이 사는 집 노을이 사는 집 유창섭 “도내리”, 입 안에서만 뱅뱅 도는 발음, 가 보지도 못한 친구의 집을 상상한다, 혼자 웃는다 저녁 노을은 생겨도 그만, 아니 생겨도 그만 언제나 황토빛 노을이 걸려 있는 집 앞에서 그 깔끔한 친구가 어찌어찌 어설픈 옷가지를 되는대로 입고 황토빛 마당에서 꽃 하늘을 올려..
망둥어 손질하기 그렇지, 할 일이 따로 한가지 있다. 생선 손질하기다. 갯가에 살다보니 이것 또한 안할 수 없다. 오늘은 주로 망둥어다. 꾸들꾸들 말려 저장해두면 갯내음이 물씬 나는 토속적인 반찬거리가 된다. 봄이 되자 겨우내 거두어두었던 그물을 갯골에 다시 맸다. 농삿일에 아무리 바빠도 물때에 맞춰 하루에 ..
귀촌일기- 청둥오리와 기러기, 도내수로의 철새들 지금 도내수로 간사지는 철새의 천국이다. 제방을 사이에 두고 가로림만과 간사지가 갈라진다. 멀리 팔봉산이 보이는 도내수로는 아직 얼음이 녹지않았다. 하얀 한마리는 누굴가. 수로를 따라 난 소롯길을 태안 우체국 집배원 오토바이가 전력질주하고 있군요.
감태의 계절 이웃집 마당에서 널어둔 감태가 보이면 한해의 끝자락이다. 영하의 칼바람에도 물때에 맞춰 바닷길을 왔다갔다 아주머니의 발길이 분주하다. "늦었씨유." 다른 집에 비해 늦게 시작했다는 뜻이다. 일 욕심은 동네에서 알아준다. 내년 음력설까진 해야할 일이니 시간은 아직 창창하다. 집 ..
유류사고, 악몽의 그날 바로 오늘. 삼 년 전. 2007년 12월 7일 7시 15분. '서해안 허베이스피리트 호 유류오염 사고' 발생. 아직도 재판중. 무엇이 해결의 길을 가로막고 있나. 아직도 정부는 대책을 강구중. ...피해보상 금액에 대해 삼성과 주민 간에 차이가 크고... 정부는 삼성과 유류피해 대책 위원회, 주민연합회,3개 시도 11개 ..
붓 가는대로 짙은 아침 안개로 하루가 열린다. 오늘 저거다. 놓여있던 새 캔버스는 치우고 다시 이젤에 얹었다. 지난 여름 어느날 시작했다가 몇 달 째 밀쳐두었던 게 하나 있었다.
민물장어, 가로림만 조력 발전 해는 저물어 가는데 집 뒤로 조금 떨어진 곳 버갯속 영감님 댁 밭에서 아직 생강을 캐고 있군요. 요새 한참 생강을 거두는 때입니다. 품앗이로 일을 거들지는 못하고 집사람이 빵을 구워 갔더니 마침 출출할 때라 다들 환호성이었습니다. 초저녁에 개도 짖고 현관문 흔드는 소리가 요란하길래 내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