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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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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다! 채마밭에서 돌아오는 길 이럴 때 흔히들 하는 말로 한마디. ' 졌다! 졌어! ' 라고 한다. 잡초에 졌다. 어느 해인들 잡초에 이겨본 적이 있으련만 올핸 완전 참패다. 가뭄때는 엎드려 숨 죽이고 있더니 긴 장마에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다. 잡초 등쌀에 손 들었다. 그나마 건지는 건 덤으로 생각한다.
장맛비, 제대로 내리는구나! 사나흘 전에 한차례 비가 내렸다. 이제부터 장마라고들 했다. 남쪽으로 내려갔다던 장마전선이 다시 올라왔는가. 강풍주의보가 따라왔다. 무슨 장마가 비보다 바람인가? 바람소리가 혼을 뺀다. 어쩌다 한줄기 비가 지나간다. 집중호우다. 기와 지붕의 골을 타고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처마 물받침이 넘쳐 차양 위로 바로 쏟아진다. 몇 년 만에 보는 광경이다. 그동안 가뭄 탓에 시원하긴 하다.
가뭄 해갈, 택(턱)도 없다 밤 중에 한 때 빗소리가 요란했었다. 어제 밤에 내린 비... 궁금해서 앞뜰에 나가 보았다.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바닥은 그대로 였다. 저수지 가운데는 물이 말라 섬이 되었다. 그나마 하류라 어디서 날아왔는지 철새들이 물고기 먹이를 찾아 놀았다. 논에는 백로들이 무심히 날고... 강우량이 얼마인지?도 알 수 없다. 가뭄 해갈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장마가 와야 해갈이 되려나. 세상이 하두 하수상하여 장마도 예전 장마 같잖아서...
건들바람이 수상하다 흐렸다 개었다 하는 요즘 여느 날과 다름없는 무덥덥한 하루다. 오전에 태안 노인복지회관에서 온 직원들이 하하 호호하며 매실 50 키로를 따 갈 때만해도 햇살이 났다. 오후 서너 시가 지나자 달라졌다. 검은 구름이 두텁게 덮었다. 갑자기 온천지가 시커멨다. 한 줄기 건들바람이 세차게 불며 지나갔다. 나무 잎새가 우수수 소리를 내며 파르르 떨었다. 드디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시원하게 한 줄기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얼마나 오려나. 가물었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이대로면 붕어, 가물치가 뒤집어진다. 지붕에서 물받이를 따라 홈통으로 쏟아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새벽이다.
기우제? 고라니 발자국 그동안 몇 번 공수표를 냈다. 비가 온다 하며 요란하게 일기 예보가 떴는데 잠시 뒤에 보면 어느새 슬그머니 사라졌다. 오늘도 내내 흐릿하던 하늘에서 정오 무렵 빗방울이 또닥거렸다. 비라도 맞으면 비님이 갑읍해서 주룩주룩 내릴까 해서 기우제 지내는 기분으로 알뜰 걷기를 나섰다. 바닥을 드러내는 저수지에 백로가 논다. 모내기 끝 낸 논이 갈라졌다. 고라니가 지나다닌다. 저수지에서 끌어다 쓴 용수를 다시 모아 저수지에 쏟아 넣는다. 재활용이다. 경운기 엔진이 밤낮으로 숨가쁘게 돌아간다. 여기 저기 펌프 소리가 요란하다. 논 주인 몽리민이 설치한 호스가 어지럽다. 물꼬 단속에 저수지 주변은 온통 비상이다. 몇 방울 뿌리던 비가 그쳤다. 기우제를 지낸다고 비가 내릴까? 유비무환.
비는 아니오고... 예상 강수량 5 미리... ... 내일 새벽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5 미리는 비가 안 내린다는 이야기와 진배 없다. 그래서 일기 예보와 상관없이 오늘 호스를 길게 늘어뜨리고 듬뿍 물을 주었다. 비가 올 땐 오더라도...
토란밭이 탄다 연일 뙤약볕에 토란이 탄다. 비가 내릴 낌새가 없다. 올핸 토란을 많이 심은 편이다. 맷밭은 며칠만 비가 안와도 탈. 토란밭에 물 주는데만 한 시간 넘어 걸렸다. 그나마 시원한 이른 아침나절인데도 땀부터 난다.
귀촌일기- 가뭄의 끝은 어디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모처럼 비가 온다고 비 예보가 떴긴 떴었다. 장마전선이 저멀리 제주도 인근에 걸쳐 있어 여기 충청도까지 비구름이 몰려와서 크게 내릴 비는 아니다. 말이 장마지 비 한방울 구경 못하는 마른 장마도 있기에 더욱 답답하다. 최소 백 미리는 와야 한다. 희망사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