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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기우제? 고라니 발자국

 

 

 

 

 

 

 

 

그동안 몇 번 공수표를 냈다. 비가 온다 하며 요란하게 일기 예보가 떴는데 잠시 뒤에 보면 어느새 슬그머니 사라졌다.

오늘도 내내 흐릿하던 하늘에서 정오 무렵 빗방울이 또닥거렸다. 비라도 맞으면 비님이 갑읍해서 주룩주룩 내릴까 해서 기우제 지내는 기분으로 알뜰 걷기를 나섰다. 

 

바닥을 드러내는 저수지에 백로가 논다. 모내기 끝 낸 논이 갈라졌다. 고라니가 지나다닌다. 저수지에서 끌어다 쓴 용수를 다시 모아 저수지에 쏟아 넣는다. 재활용이다.

 

경운기 엔진이 밤낮으로 숨가쁘게 돌아간다. 여기 저기 펌프 소리가 요란하다. 논 주인 몽리민이 설치한 호스가 어지럽다. 물꼬 단속에 저수지 주변은 온통 비상이다.

 

몇 방울 뿌리던 비가 그쳤다. 기우제를 지낸다고 비가 내릴까? 유비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