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로림만

(286)
귀촌일기- 굴전과 감태전의 계절 우리 마을을 '안도내'(안島內)라 부른다. 육지이긴 한데 학의 목처럼 잘룩하게 연결되어 마치 섬처럼 저 안쪽으로 뚝떨어져 있는 모양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전벽해 아닌 벽해옥답이라고 할 가, 1975년에 남쪽으로 난 바다를 제방으로 막아 40 만평의 간사지가 조성되므로서 그런 옛..
귀촌일기- 도내 간사지와 통일벼 ...영감은 자세를 고추 세웠다. 이 쯤 되면 영감의 머리는 씨줄 날줄 얽인 과거사가 빠르게 줄을 섰다. “조, 간사지가 일백오십 정(町)이여. 원뚝 길이가 육백 오십 메타구.” 육백 오십 미터의 제방 안에 백 오십 정보(町步)의 논이 있었다. 그동안 나는 그저 길쭉하고 넓디넓은 논으로 만 ..
귀촌일기- 겨울 철새, 고니 찾아오다 힘찬 날개짓. 가을걷이가 끝난 도내수로 앞뜰에 고니가 난다. 황량하던 벌판에 생기가 돈다. 철새. 때가 되면 온다.
귀촌일기- 도내수로의 석양
귀촌일기- 달과 가로등, 팔봉산 일출 아침 산책길은 바닷가 도내나루 가는 길이다. 어둠이 덜 가신 싸한 새벽 공기. 하현달에 가로등 불빛. 가다보면 동이 튼다. 팔봉산 능선에서 해가 뜬다. - - - 오늘 하루도 변함없이 이렇게 열었다.
귀촌일기- 망둥어 가을 하늘을 날다 이곳 충청도 사람들의 망둥어, 낙지 사랑은 각별하다. 대삿집 상차림에 망둥어와 낙지가 빠지면 허전하다. 살아생전에 즐겨드셨던 거라 기제사는 물론 명절 차례상에도 망둥어와 낙지는 반드시 있다. 망둥어와 낙지는 언제고 개펄에 마음 먹고 나가면 잡을 수 있다. 찬바람 이는 가을, 서..
귀촌일기- 나문재의 재발견 도내나루에 가면 나문재가 지천이다. 나문재는 염생식물로서 함초 사촌쯤 된다. 도내나루 바닷가 산봇길에 나문재를 한 웅큼씩 따 온다. 그동안 초여름 한 철 반찬감으로 여겼던 나문재가 가을이 가까운 지금도 태깔로나 맛으로나 변함이 없다. 별도로 소금 간을 하지않아 진맛이 더 있..
귀촌일기- 50일 만에 내리는 비 도대체 어디 갔다가 이제서야 뒷걸음 치듯 오는 지 물어보고 싶은 비다. 뇌성은 들리지 않았으나 가끔 번갯불빛이 어슴프레 창문으로 비치기도 했다. 아침녘까지 제법 비가 내리는 시늉을 했으나 족보에 올릴 만한 강수량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