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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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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걸었다 한 시간 남짓 4천 보 쯤 되는 거리다. 날이 풀렸다고는 하나 들판 길은 맞바람이 역시 차다. 솔밭길이 그나마 포근한 이유를 알겠다. 어제도 걷고 오늘도 걸었다.
어느 부부의 망둥어 낚시 오늘 산봇길에 어은-도내 방조제에서 망둥어 낚시를 하는 부부를 만났다. 보잘것 없다는 어종의 대명사, 망둥어가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天高馬肥라더니 역시 가을은 가을이다.
가로림만의 남쪽 저녁무렵에 앞뜰을 걸었다. 도내수로 방죽을 따라 갈대밭이다. 여기도 바다였다. 40여 년 전 바다를 메꿔 간사지 논을 만들었다. 1.5키로의 방조제가 육지와 바다를 가른다. 썰물로 빠지면 갯벌, 밀물이 들면 바다다. 쌍섬이 나란히, 뒤로 이화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렀다. 여기는 태안반도, 가로림만의 남쪽.
仲燮을 생각하며... 6.25 피난 궁핍했던 시절, 담뱃갑 은박지에다 뿌러뜨린 성냥개비 눌러가며 그림을 그렸다는 이중섭을 생각하면서, 버리기가 아까워, 재활용 겸, 나는 과일 볼박스 골판지 뒷면에다 그려보았다. . 쌍섬이 떠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9.15, 인천상륙작전 기념일. 곧 9.28 수복... 3.8선 돌파.
도내나루터가 보인다
구름 나그네 눈물을 감추려고 하늘을 보니 정처없는 구름 나그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무 말도 하지않고 부는 바람 새소리에 고개 너머 님 찾으러
'도내리 감태'...추억으로 사라지다 내가 도내리에 내려올 무렵엔 물론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맘 때면 감태작업에 매달려 온마을 집집이 정신이 없었다. 특히 눈이 많이 올수록 감태가 달다하여 그 땐 감태 값이 한 등급 올랐다. 올해 얼마나 눈이 자주 왔는가. '도내리 감태' 하면 알아주었다. 농한기에 짭잘한 수입원임에도 마을에 감태를 만드는 집이 없다. 어느새 고령화되어 중노동인 감태를 만들 재간이 없는 것이다. 가로림만 남쪽... 쌍섬이 있는 이 넓은 개펄... 갯골에 흐드러진 파란 감태를 볼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 귀농이 늘어나야 할 이유다.
가로림만의 고니, 한 마리... 딱 한 놈 뿐이다, 이 너른 바다에... 어쩌다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트럼프. 희망고문은 계속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