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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 알밤은 발로 깐다
알토란과 토란대, 농삿꾼의 즐거움이란? 아랫밭 서쪽편 귀퉁이에 토란밭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예초기를 들고 땀 깨나 흘리며 잡초를 제거했다. 여름내내 긴 장마통에 엄두가 안나 발걸음을 끊었는데 잡초가 제멋대로 우거졌다. 다른 이랑에서 심은 호박 넝쿨이 넘어 들어와 풀 속 군데군데 누런 호박이 딩굴고 있었다. 넝쿨 째 굴러온 호박이라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라면 수확. 토란이 내 키 만큼이나 자랐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되레 더 잘 자랐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 물을 주는 수고를 덜었다. 초봄에 씨토란을 심기기 전에 퇴비 밑거름을 두둑히 했던 게 주효했다. 토란. 해마다 심는 작물이다. 토란탕에 알토란도 알토란이지만 육개장에 토란대가 더 쓸모가 있다. 식재료로 토란대를 많이 먹는 편이다. 곧 토란대부터 건사해야겠다. 잘라서, 초벌 말리..
소 시민으로 산다는 것 일찍이 어느 경제인이 '우리 정치는 4류' 라고 일갈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어떤 가? 고 고 마운틴... 갈수록 태산. 정당 대표라는 탈을 쓴 자들이 보여주는 형태는 하나같이 가관이다. 어느 정당은 유사 조폭 집단이지 상식적인 정당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이래가지고서야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안보려고 해도 보이는 정치를 보는 국민은 피곤하다. 정치라는 서비스가 유권자인 小市民을 위무해주는 그런 평범한 날은 요원한가? ... ... '오늘은 LG트윈스가 이겼다! ' 소시민이 프로 야구 한 게임 한 게임에 환호는 이유다. (야구중계를 보다가...)
수리계장, 수문 위로 올라가다 비가 많이 오긴 왔나 보다. 귀촌 20년에 저수지 물을 바다로 방류하는 건 처음 보았다. 방조제 너머로 갯골이 갑자기 급류가 흐르는 강이 되었다. 여름 장마가 가을 장마가 되었다는 둥 하며 올해 장마가 유별나게 길었다. 여기 충청도를 관통한 건 아니지만 수시로 들이닥친 태풍의 여파가 만만치 않았다. 팔봉산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을 마을 수리계장님이 도내저수지 수문을 작동해 물을 빼기에 이르렀다. 황금 들판이 코 앞이다.
재덕엄마의 외출 한동안 안보이던 안동네 '재덕 엄마'를 산봇길에 만났다. 말이 새댁 누구누구 엄마지 여든이 넘었다. 길가 그늘에 퍼 질러 앉아 다리를 주무르면서 쉬고 있었다. 왠일로 나오셨냐고 물어 봤더니 대답 대신 까만 비닐 봉지를 열어 보여주었다. 상수리를 주으러 멀리까지 힘든 걸음을 한 것이다. 오동잎 지면 그렇다더니 상수리 도토리가 익어 떨어지면 가을이다. 아, 가을은 익어 절로 떨어지는 계절... ... 오늘 아침에 나도 밤나무와 대추나무 밑에서 밤송이와 대추를 주웠다. 요즘 매일같이 밤송이와 대추 줍는 것도 일이다. 재깍 줍지 않으면 기렸다는 듯이 벌레 곤충들이 들여 붙는다.
억새는 바람에 흔들리고...
아침 밥상 풍속도 우리집 아침 식탁 풍속도가 두어달 전부터 달라졌다. 아침 식사는 각자 해결이다. 먹고 싶은 시간에 좋아하는 재료로 각자의 방식대로 조리를 하면 된다. 식재료는 주로 우리밭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흔히 말하는, 나는 새벽같은 '종달새 형'이고 집사람은 '부엉이 형'이다. 50년을 그렇게 살았다. 아침밥은 밥상머리 앉는 시간을 서로 구애 받지 않기로 합의했다. 피차 시원하게 자유 해방이다. 남정네가 까짓껏 한 끼 쯤이야... 30분의 조리시간에 아침 7시가 나의 식사시간. 별반 설거지랄 것도 없이 마저 끝내고 물러나면 집사람 차례다. 당연지사랄까? 7학년 5반이 되니 서로 마음 편한 게 좋다.
열무 김치와 햇고구마 음식에는 서로 어울리는 안성마춤 구색이 있다. 삶은 고구마와 새콤하게 숙성된 김치가 그렇다. 이른 아침에 안마을 버갯속영감님 댁 김 계장이 햇고구마와 열무김치를 가져왔다. 올해는 고구마 알이 제대로 들었는지 간 보기, 맛배기로 캐본 것이란다. 잔털이 보송보송한 걸로 보아 땅 속에서 가을 햇살의 지열을 받으며 비대기를 거쳐야 태깔이 날 게다. 고구마 철. 본격적으로 햇고구마를 캐려면 두어 주일 더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