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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2043)
裸木:겨울 그림자 겨울의 긴 그림자, 머지않아 돌아오는 봄을 생각한다.
게꾹지, 못난이 배추가 더 맛있다 는 충청도 해안가 사람의 향토음식의 대표이다. 겨우살이에 빠지지않는 '서민들의 입맛'이었다. 세대가 바뀌면서 퓨전화되어 '꽃게탕'이 되어버린 게꾹지. 옛날의 그 맛이 변질되었다고 푸념을 한다. '게꾹지 본토맛'을 보여 주겠다는 솜씨 좋은 분이 계셔서, 밭에서 몇 포기 배추를 뽑고, 오래전에 담가두어 곰삭은 박하지 게장을 일단 갖다 드렸다. 실은 개펄에 지천인 칠게를 쓸어 담아 담근 게장이 원류.
눈이 내린다...여기는 서울 강남 충청도 어느 생원의 한양길 강남땅. 올겨울 첫 눈을 여기서 만났다. 그려 그려, 내려라 눈. 이왕이면 펑펑 함박눈이었으면 더더욱 좋으련만‥ㆍ
'태안 와룡' 上京 서울은 역시 만원이다. 7년만에 타본 지하철은 한산했다.
운동모는 이제 그만, 읍내 전통시장 골목을 지나다가 발견한 가게 앞 좌판대에 모자들. '충청도 시골 바닥에 이런 모자가 있다니... 서울 갈 때 운동모는 이제 그만.' 하며 집사람의 권유로... 한해가 저물어가는 우중충한 기분에 날씨마저 을씨년스런데 마침 기분전환 겸 못이긴 척 하나 샀다. 흔히 말하는 도리우찌. 내일 모레 한양 나들이 길에 어디 한번.
알타리무의 변신 강추위를 앞두고 채마밭을 정리했다. 알타리무를 밭에서 뽑아다 며칠 전, 읍내 사는 집사람의 친구 몇 분에게 차에 실어다 나눠주었더니 오늘, 알타리무 김치가 되어 돌아왔다. 농사 지어 나눠먹는 맛... 농부의 즐거움이다.
무작정 걸었다 모처럼 앞뜰. 쌍섬이 보이는 방조제 원둑을 돌아 앞산 솔밭을 건너오는 길이다. 집을 나서 걸어보니 생각보다 풀어진 날씨. 사카모토 큐의 '위를 보고 걷자' 경쾌한 멜로디가 새삼 발걸음을 재게 한다. 무조건 걸었다지만 고작 4천 보 남짓.
<관촌수필>과 충청도 사투리 이문구 작가는 충청도 한내(대천) 출신이다. 작품집에서 충청도 사투리가 정겹다. 몇몇 작품집 중에 은 특히 충청 내포 토속어가 질탕하다. 몇 번이나 읽으며 오늘도 밑줄을 긋는다. 충청도 사람들 말씨와 행동이 느리다고? 천만의 말씀... 나는 남도 출신으로 어쩌다 이곳 내포 끝자락에 귀촌해 살면서 가끔 속사포 같은 그들만의 대화에 뜻 모를 때 갑갑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