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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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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3)- 김장 독 땅 속에 묻힌 독이다. 몇 년 전 장독 2개를 수돗간 옆 앵두나무 사이에 묻었는데 그동안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첫눈 내리는 아침을 지나 햇살이 퍼지자 장독 주변을 정리하고 물을 부어가며 독을 가셨다. 집사람이 무엇에 쓰려는 지 모르지만 아뭏던 두 개의 야무진 저장고가 탄생..
월동(2)- 잡초 속의 치커리 봄에 씨앗을 뿌려 그동안 잡초 속에서 숨을 숙이며 자라온 치커리를 재발견 한다. 적치커리다. 여름내내 잡초성화에 시달렸다. 잡초는 제풀에 갔다. 서리도 무섭지 않고 추위도 아랑곳 하지않는다. 한겨울을 이대로 넘길 태세다. 줄기와 잎사귀는 갈수록 무성해 가끔 따먹는 재미..
월동(1)- 무 저장 예년에 해 온대로 땅을 파고 볏짚을 넣어 무 26개를 묻었다. 하우스 옆 대추나무 밑이다. 이웃 사람들이 가르쳐주는대로 해보았다. 2중 비닐 주머니에 무를 넣고 밀봉하여 독에 넣어두었다. 이건 처음 해보는 방법이다.
내마음의 겨울나기 마당 가운데 느티나무 서재 앞 매실 가지 먹이 찾아온 박새가 난간에 앉았다. 개나리 울타리에 참새떼 뒤안에는 동치미,백김치,총각김치,김치 옥수수씨앗, 곶감, 코다리, 뒤웅박 속엔... 남으로 남으로 내려온 해. 아침 햇살이 이제사 퍼진다. 잰걸음 흰 고무신에 나무토막 하나 그래서 훈훈하다.
눈 내린 도내리 오솔길 그저께부터 눈이 내렸다. 흩날리듯 내리던 눈이 때론 함박눈이었다. 밤새 눈이 더 내렸다. 이틀동안 2십센티 정도다. 오후엔 햇볕이 났다. 기온이 올랐다. 눈 내린 오솔길을 간다. 눈 녹아 내리는 낙숫물 소리가 밤새 내내 지붕 홈통에서 들린다.
콰지모도에게 배워라 노루꼬리만큼 남았다. 시끄럽고 피곤한 한해다. 언제까질가. 덜떨어진 정치꾼들이 사사건건 갈등을 부추긴다. 함박눈이 내린다. 올 처음 벽난로를 지폈다. 문간에 우편물 하나가 꽂혀있다. 친구가 보낸 연하장이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랴 굴르다 보니 여기까지 왔구려 健安하심을 비오며 雙峯寺 ..
마실 어느새 함박눈이다. 빽빼기 녀석이 앞장선다. 오늘 마실은 조금 먼 2반 쪽이다. 가는 길도라 안마을 두 분이 기다리고 있다. 여인들의 마실길은 늘 즐겁다. 눈보라 길을 걷는 발걸음은 가볍다.
동짓날의 추억 아침해는 동쪽에서 남으로 내려가 안개 속에 떴다. 저녁해도 한껏 서남으로 내려가선 이화산 능선 끝에서 졌다. 동지다. ---冬至는名日이라一陽이生하도다 時食으로팥죽쑤어이웃과즐기리라 새冊曆반포하니 내년節候어떠한고해짤라덧이없고밤길기지리하다--- 귀에 익은 농가월령가 11월령의 한 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