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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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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우리 시대의 마지막 '뻥!' 소소한 신변잡사까지 줏어섬기기가 뭣하나 어쩔 수 없다. 주전부리 이야기다. 군것질하곤 담을 쌓은 나도 예외가 딱 하나 있다면 '뻥'이다. 몇년 전, 한동안 열심히 튀겨다 먹다가 싹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 도졌다. 강냉이 틔김. 한번 입에 댔다하면 입안이 까칠하도록 끝장을 ..
귀촌일기- 잡초 밭 사는 곳이 따로 있더냐. 아침나절에는 가지밭에서, 오후엔 토란밭에서 살았다. 가지에 가시가 있을까? 없을까? 있다. 가지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매끈하게 생긴 새끼 가지가 자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자라나는 무거운 가지에 가지나무 가지가 휘기 전에 미리 지지대에 묶어주어야 한..
귀촌일기- 감똘개,감꽃 피던 그 때 그 시절 감꽃이 피었다. 유월로 넘어가는 길목에 감꽃은 핀다. 올핸 감꽃이 풍성하다. 십여그루 있는 감나무들이 제마다 다투듯이 감꽃을 피어낸다. 축대 아래 작은 감나무 하나는 안쓰럽게도 지금 벌써 제풀에 가지가 휘늘어졌다. 감꽃 자리에 모두 감이 열고 홍시가 되지는 않을지라도 보는 마..
귀촌일기- 참외,수박 재배에 스트레스 받다 안하던 짓을 하면 신경이 쓰인다. 심어논 참외,수박 몇 포기에 잔뜩 스트레스 받고있다는 말이다. 참외와 수박 재배가 까다롭다는 건 몇년 전 심어보고 번연히 알면서 올해 별 생각없이 심어놓고서 이미 새카맣게 까먹은 기억을 새삼 더듬어본다. 수박 수꽃 ... 심은 모종에 뿌리가 내려 ..
귀촌일기- 이른 새벽 밭에 나서면 이른 새벽. 다정한 목소리가 어디선가 여울져 들려올 것만 같은... 안개. 오늘도 안개가 자욱하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가지. 솟구쳐 하늘로 오르는 가지 가지들. 매실나무. 마음이 내년을 달려간다.
귀촌일기- 오이, 오이꽃, 오이 밭 새벽녘에 무슨 바람이 그렇게도 불더냐. 어슴프레 하던 잠결이 바람소리에 확 달아났다. 오이 밭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불어제끼는 마파람에 한창 뻗어나는 오이 순이 꺾이거나 잘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지않아도 요즘 새벽 첫 문안은 단연 오이다. 하루에 한뼘은 족히 자란..
귀촌일기- 농부는 주말이 없다, 시절 만 있을 뿐 이젠 모종 일은 끝이다 하며 아침나절에 옥수수를 심었다. 하우스 옆, 좋은 자리, 혹시나 하며 남겨두었던 알짜 명당이다. 내손으로 파종을 해서 새싹을 틔워 만든 옥수수 모종이 다른 모종들에게 이리 부대끼고 저리 떠밀려서 초라한 형색으로 남아있었기에 마음이 후련하다. 문제는 대..
귀촌일기- 무 말랭이 차...아토피에 좋다네요 오늘 출근길 물병에는 '무 말랭이 차'다. 맹물보다 훨씬 낫다. 군것질도 때가 있는 지, 알 강냉이 한 자루 생긴 김에 이거 한번 실컷 먹어보자며 요사이 심심풀이 강냉이 틔김에 푹 빠졌다. 많이 틔겨놓으면 곧장 눅눅해지고 고소한 맛이 날아가 읍내 나가는 날이면 한줌 씩 틔겨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