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村漫筆 (632) 썸네일형 리스트형 귀촌일기- 나는 달맞이꽃, 네 이름은 뭐냐? 새벽길에 만난 꽃들, 꽃들. 나는 이름을 모른다. 들어도 들어도 잊어버린다. 언젠가 내가 나팔꽃이라 했다가 일곱살 외손녀에게 퇴박을 맞은 꽃이다. 꽃만 꽃이냐는 꽃 아닌 꽃도 있다. 달맞이 꽃. 달맞이 꽃이다. 도대체 네 이름은 뭐냐? 아무 말이 없네요. 이름이야 인간이 붙인 것. 귀촌일기- 오늘은 옥수수밭, 잡초에게 본때 보이다 귀촌? 귀촌은 잡초이다. 한마디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제도 잡초, 오늘도 잡초, 내일도 잡초. '너, 잡초 맞냐?' 아무말 없는 걸 보니 잡초다. 돌아다보면 어느새 솟아 있다. 잡초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잡초는 기다려서 해결되지 않는다. 단칼에 결말이 나지도 않는다. 풀섶에 노니는 풀벌.. 귀촌일기- 너구리 태풍과 동네 아주머니 '아저씬 허여간 부지런 하슈, 따라갈 사람이 없슈.'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의 거침없는 찬사다.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우리 마을에서 내가 제일 부지런하다는 말을 들은 지 꽤 오래되었다. 너구리 태풍이 북상한다는데 유비무환이다. 이제 땅 냄새를 맡은 토마토가 문제다. 일찍 심은 토.. 귀촌일기- 쇠비름 나물 맛은 어떨가? 밭일에서 잡초의 두 무법자를 꼽으라면 단연 쑥과 쇠비름이다. 쇠비름은 지금이 한창 때라 밭고랑에 지천이다. 마당에도 쇠비름 천지다. 뭘 좀 아시는 분들의 입을 빌리면, 오행초(五行草),장명채(長命菜)라며 천하의 명약이 쇠비름이다. 쇠비름의 두 얼굴. 쇠비름을 어쩌나? 오늘, 감자를.. 귀촌일기- 우리집 산딸기는 어디서 왔을꼬? 하우스 밑 언덕바지에 산딸기. 나무 딸기, 산딸기다. 작년에 한두 개 보이더니 올핸 많이 열었다. 누가 먹어라고... 고구마 모종심기(둘쨋날) '올해는 먹을 만큼만 심자!' 고구마 순 잘라가라는 옆집 아주머니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득달같이 달려갔다. 이미 심고 남은 거라 언제 파서 없애버릴지 모르는 데다, 가져가라 할 때 미적거리는 것도 밉상스럽고 경우에 없는 짓이다. 낫까지 챙겨주며 '굵고 좋은 놈을 가져가라'는 아주머니의 말 한마디가 고맙.. 귀촌일기- 참깨 천번 보다 호박 한번이 낫다 길을 가다 우연찮게 오늘 꽤나 너른 참깨 밭을 만났다. 시원스레 참깨 꽃이 만발했는데 왠 벌들이 또 그리도 많을꼬. '참깨는 곳간에 들어와야 내 것'이라는 말은 손이 잡히는 깨 농사가 간단치 않다는 뜻일 게다 수입 참깨, 수입 참기름이 판치는 세상이라 신토불이 우리 참깨 먹기가 하.. 귀촌일기- 보물찾기 마늘 캐기, 농부는 흥으로 산다 진즉 캤어야 했는데 그 사이에 잡풀이 우거져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요리조리 흙을 뒤져가며 마늘을 캤다. 미적거리다가 코 앞 장마에 이르러서야 자칫 머리 벗겨질지도 모를 7월의 모진 뙤약볕을 결국 만나고 말았다. 초봄에 갓 돋아나는 풋대 생마늘 향내가 좋아 매년 가을에 마늘을 .. 이전 1 ··· 65 66 67 68 69 70 71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