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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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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대봉홍시 맛! 뉘가 알리오 하나 둘 떨어지는 대봉 홍시들. 아침 산봇길을 돌아오다가 감나무 밑에 들러 까치가 먹다가 익어 떨어진 홍시를 주워 먹는 맛. 모양새는 그래도 홍시의 진맛이다. 참 달다. 아까워서 더 맛있다. 홍시의 맛은 한두 번 뭇서리가 와야 한다. 감잎은 떨어지고 매달린 감들이 축 늘어져 가지마..
귀촌일기- 오늘도 걸었다 기다란 원뚝을 가운데 두고 한쪽은 육지요 다른 한쪽은 바다다. 도내수로 저수지와 가로림만 바다 사잇길로 난 제방을 매일 걷는다. 아침 운동 코스다. 외진 시골에 걷는 것 외에 별달리 운동이랄 게 없다. 대충 7천 보. 거리로 치면 5 키로 남짓. 시간으론 한 시간 가량. 오늘도 걸었다. 가..
귀촌일기- 중국집 외식 하기 으레 하듯이 오늘도 이른 아침 집사람의 노래봉사 활동에 나는 운전수로 집을 나섰는데 얼마 가자마자 차체가 크게 흔들렸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목적지 원북면사무소까지 일단 간신히 태워다주고 기다렸다가 읍내 전용 카센터로 조심조심 다시 몰고 나왔다. 엔진이 꺼지며 도로 가..
귀촌일기- 어제 하루 이야기: 가을비 희비쌍곡선 수리계장 조 씨네, 버갯속영감님네, 이웃 박 회장네, 어제 뚝방길을 지나다 보니 바심한다고 다들 야단이었다. 앞뜰은 황금 들녘. 누렇게 잘 익은 볏단은 콤바인의 기계음에 빨려들어가는 족족 알곡으로 탈곡되어 나온다. 이럴 때 비가 오면 안되는데... 수매하러 간 나락이 물벼라고 퇴짜..
귀촌일기- 야콘밭에서 나누는 <나의 농사 이야기> 농사 짓는 땅이 300평 이상이면 '농업경영체'에 등록할 수 있어 국가로부터 농민의 자격을 얻는다. 농업협동조합에도 가입할 수 있다. 가끔 기록하게 되는 내 직업란에 나는 '농민'이라 힘을 주어 눌러 쓸 수 있는 건 나라로부터 받은 자격증의 힘이다. 나는 15년차 농민이다. 그러나 내가 ..
귀촌일기- <홍콩대학 스타벅스>,<토야마 스타벅스> 그리고... 홍콩대학 캠퍼스에 붙어있는 대자보들. 한글도 있었다. 재작년 7월에 처음 가본 &lt;홍콩대학 스타벅스&gt;는 마치 대학 세미나실 같았다. 저쪽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어울려 무언가 토론을 하고 있었고, 이쪽에는 엎드려 쪽잠을 자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 구내에 후지고도(?) 초라한 &lt;스타..
귀촌일기- 지난 여름 이야기...호박꽃 호박꽃이라고? 놀리지 마라. 나는 호박꽃이 좋다. 수더분하다. 초여름부터 서리 내리는 가을 늦게까지 줄기차게 피는 꽃이 호박꽃 밖에 어디 있더냐. 볼수록 넉넉한 꽃, 호박꽃. 호박꽃 만 같아라.
귀촌일기- 태풍 피해(2) 정전 11시간 뭘 했나? 정오를 넘어선 뒤 12시 반쯤 갑자기 정전이었다. 우리집 만인가 해서 전기개폐기 함을 열어 점검했더니 이상 무. 폭우보다 강풍을 몰고 온 링링 태풍이 드디어 사단을 냈다고 생각했다. 그 시간 마침 이곳을 스쳐지나가는 시간이었다. 창문을 꽁꽁 닫아두었어도 주위에서 들려오는 바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