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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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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가을비와 찜찜한 한양길 서울로 출타하는 날. 하늘은 검다. 간밤에도 비가 찔끔 내렸다. 미리 응급조치를 했기에 망정이지 자칫 게을리했더라면 꾸들꾸들 잘 말라가는 무말랭이가 홈빡 젖을 뻔 했다. 이런 때일수록 날씨 관찰이 필수다. 하늘의 낌새가 수상하다싶으면 단도리를 해야한다. 마당과 평석에 있던 무..
귀촌일기- 사람의 냄새, 사람 사는 맛...한양에서 온 장독 사람 사는 집에는 사람이 오가야 사람 사는 집이라는- 생각이 내 주장이다. 어제도, 내 주장의 빈 자리를 메꾸기라도 하듯이 옛 직장의 후배들이 먼 길을 마다않고 오셨다. 떨어질 오동잎이 더 이상 남아있지않은 늦은 가을날에는 사람들의 온기가 오로지 살 맛을 나게 했다. 마치 깨질새..
귀촌일기- 나는 운전수였다 두메에 구기질러 사는 나에게 별별 한양길도 다 있다. 그냥 넘어가려다 이실직고 하련다. 이번에 서울에 올라간 건 100푸로 운전수 역할이었다. 마누라의 발이 지네에 물린 여파가 나에게 미친 것이다. 두어군데 서울에서의 약속을 깰 수 없다는 단호함에 괭잇발 동댕이 치듯 내던지고 입..
귀촌일기- 어제는 파스타, 오늘은 라면 1박2일 한양길을 되돌아 내려오는 시간이 어중간하여 비 내리는 산길을 달려서 찾아간 곳은 국립 현대미술관이었다. 몇 년 전인가 큰맘 먹고 한번 간다고 간 게 휴관하는 월요일이라 쓴 입맛만 쩍쩍 다시며 발길을 돌린 적이 있는데 어쨌거나 초행이다. 개관할 때부터 갑론을박이 무성했..
귀촌일기- 서울나들이 올해 들어 첫 서울 나들이었다. 피치 못할 저녁식사 약속도 약속이려니와 아홉달 만의 상경 또한 몇년 전 다섯 달만을 갱신한 기록이었다. 장소가 이수역 10번 출구 바로 코앞이라는 말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서울걸음에 차를 놔두고 달랑 몸만 가는 것도 처음이다. 말인즉, 슬로..
귀촌일기- 총각무, 배추 따라 서울로 가다 오후 다섯시. 시간에 맞춰 보내는 오늘 택배는 총각무다. 어정쩡한 총각무다. 제때보다 보름정도 뒤늦게 씨앗을 뿌렸더니 덜자라는 걸 보니 모든게 때가 있는 법. 김장 통무 되려다 덜자란 무다. 그래도 쓰임새는 다 있다. 언 땅이 녹기를 기다려 오후에 모두 뽑았다. 초봄부터 시작한 밭..
귀촌일기- (태안 와룡 상경기)이젠 타향, 서울은 피곤하더라! 지난 토요일 14시30분: 교대역 부근 예식장 16시: 녹사평역 인근 예식장 18시: 역삼역 근처 예식장 친척,후배,동창친구 등 결혼식 3개가 겹친 날이었다. 한 두개 혼사같으면 시골 있다는 구실로 마음 눌러먹고 잠시 우체국 둘러 축의금으로 넘기겠건만 세 혼사의 시간 배열이 일견 절묘해 아..
귀촌일기- 석양에 채마밭에 물 주는 맛, 아세요? 김장배추가 통통하게 제법 모양새를 갖춘다. 아침저녁으로 소슬바람이 불고 한낮은 따가운 햇살 덕분이다. 큰 일교차가 배추에게는 보약이다. 구멍이 숭숭 뚫린 배추. 그래도 나는 우리 배추가 귀엽다. 풀여치들에겐 더더욱 천국이다. 석양에 채마밭에 물 주는 맛. 며칠 전에 심은 상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