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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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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들쥐의 소행 하우스 안에서 이렇게 잘 자라던 모종판을 밤 사이에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옥수수 모종과 호박 모종을 쥐들이 먹어버렸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이기에 부드럽고 달작지근했을 것이다. 겨울동안 땅밑에 묻어둔 저장무를 파먹은 적은 있으나 모종판을 헤집어놓은 건 처음이다. ..
귀촌일기- 소루쟁이 효능 소루쟁이, 솔쟁이, 솔구지라고도 한다. 충청도 여기선 소리쟁이란다. 장이 깨끗해지고 피부가 맑아지는 야생초다. 뿌리와 잎. 모두 약이다. 종기,가려움증,소화불량,위궤양,변비,백납,감기,기관지염,임파선종양,신장염,잇몸염증,치질 등등. 가히 이쯤되면 약 중에 최고의 명약이다. 소루..
귀촌일기- 봄비 내린 다음 날 현관문을 열자 귓가를 스치는 새벽 공기가 삽상하다. 밤새 비가 내렸다. 잠결에 홈통으로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간간이 들린 걸 보면 봄비 치곤 제대로 내린 비다. 그동안 좀 가물었다. 수선화에 노란 꽃대가 보인다. 시금치도 하룻 밤사이 달라졌다. 파랗게 생기가 돈다. 매화 가지, ..
귀촌일기- 감자밭 출근, 퇴근 감자 이랑에 비닐 멀칭하는 날. 8시에 밭에 나가 5시 반에 돌아왔다. 점심 때 잠깐, 새참에 잠깐, 현장을 이탈했을 뿐 우수 근무의 귀감이 될 만한 하루였다. 서리가 내린 날은 따뜻하다. 해가 중천에 이를수록 조끼도 벗어던지고 밀짚모자로 바꿔 썼다. 나도 모르게 원기 백배하여 해지기 ..
잡초는 잡초로 말한다 풀을 뽑는다 뿌리가 흙을 움켜쥐고 있다. 흙 또한 뿌리를 움켜쥐고 있다. 뽑히지않으려고 푸들거리는 풀 호미 날이 칼 빛으로 빛난다. 풀은 작은 씨앗 몇 개를 몰래 구덩이에 던져놓는다. 하청호 시인의 '잡초뽑기'라는 제목의 동시다. 푸들거리는 풀에 끊임없이 호미를 들이대는 인간을 ..
이름 모르는 꽃 대문에서 마당으로 들어오는 길에 핀꽃. 오가는 발길에 밟힐가 조심스럽다. 상치밭 사이에서 돋아나 보일듯 말듯 핀꽃이다. 꾸부려앉아 들여다본다. 꽃 이름을 알 수 없다. 잡초라고 뽑아버리기엔 애련하다. 채마밭의 갓 꽃. 유난히 한포기 만 장다리가 올라와 수다스럽게 피었다...
귀촌의 일상-김장배추와 잡초 농작물이 잡초처럼 꿋꿋하고 튼실하게 자라준다면 얼마나 좋을가. 낭만적인 넋두리다. 한번 때를 놓치면 이름 모르는 풀들이 제멋대로 어우러져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올해는 더욱 그렇다. 게으름도 없진 않았지만 유난히 긴 장마에 이어 시도 때도 없이 내린 비까지 더해 두 달 넘어 두 손을 놓고 있..
잡초의 전성시대 여름내내 사흘드리 비가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잡초가 살판났다. 그동안 두어 번은 예취기가 지나갔어야 했다. 게다가 시동을 걸 때마다 말썽을 피워 곤혹스럽다. 예취기에 기름을 잔뜩 채우고 어깨에 졌더니 새삼 무겁다. 한여름 밭일은 그나마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 낫다는 걸 알았다. 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