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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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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원 + 25만원... 공돈? 오랜만이다. 마을회관. 니 니 하며 일년에 대여섯 번은 들렀을 마을회관을 코로나 이후 처음 찾았다. "왜 이즉, 안오슈? 빨리 와유~."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타러 오라는 마을 이장의 독려 전화를 받았다. 찾아와 나눠주니 읍내까지 은행을 찾아가는 수고를 덜었다. 농협 직원이 주민등록증으로 본인임을 대조 확인하는 사이에 "빨간 뾰쪽구두나 하나 사서 신으슈."하는 이장의 농담이 있었다.
귀촌일기- 링링 태풍 피해 조사 링링 태풍이 지나가자마자 마을 방송에서 이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태풍 피해가 있는 농가는 마을 회관에 나와 빨리 신고하라는 것이다. 연이틀 신고를 채근하는 방송이 나왔다. 기왓장 몇 장 날아간 걸 가지고 신고를 해야 마느냐 애매했다. 어쨌거나 피해는 피해, 전화를 걸..
귀촌일기- 감자밭에 어촌계장님 햇살이 뜨겁기 전에 캐야 한다며 아침밥 서둘러 먹고 감자 캐느라 땅 만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소리를 지른다. 어촌계장이다. "감자 잘 들었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참에 엔진을 끄고 멀리서 소리질러 묻는 건 우리집 감자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류. 잘 들었슈." 내 대답이 못미더..
귀촌일기- '행복 쉼터'로 바쁜 우리 이장님 무슨 공지사항이 그렇게 많은지. 작년에 설치한 무선방송 시스템으로 -가가호호 찾아다니고 전화를 걸어댄 수고는 덜었다- 이장 목소리를 사흘이 멀다 하고 듣는다. 그것도 꼭두새벽에. 며칠 전 늦은 오후, 문병 겸 이장 내외가 우리집을 다녀갔다. 일일이 주민들의 동향도 챙겨야 하는 ..
귀촌일기- 팔봉산 감투봉...영험 있다 어제도 걸었고 그저께도 걸었다. 시간이 나는대로 팔봉산 둘레길을 걷는다. 초입에 빤히 보이는 봉우리가 감투봉. 우리집에서 동쪽으로 병풍처럼 팔봉산이다. 사시사철 해가 뜨는 곳. 능선따라 맨 왼쪽 제1봉이 감투봉. 바라만 봐도 영험이 있다 해서 아는 사람은 알고서 소원을 빌러 찾..
귀촌일기- 철새가 나는 앞뜰 “나, 도내(島內) 이장, 이십팔 년 했시유.” 버갯속 영감은 평석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우리 집 마당 오른편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 밑에는 널따란 돌팍이 있는데 나는 평석이라 부른다. “조 앞, 간사지(干瀉地) 말이유. 조거 내가 막았슈.” 영감은 턱으로 툭 트인 들판을 ..
귀촌일기- 호박고지 콩설기 떡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충청도 여기는 시루떡을 설기라고 한다. 오늘 호박고지 콩설기가 새삼 달고 생각수록 맛있은 까닭은. 곶감과 호박오가리가 덤뿍 들어갔기 때문이다. 곶감과 호박오가리는 지난해 가을 내가 농사 지은 것들이다. 집사람은 떡집에서 호박고지 콩설기 시루..
귀촌일기- 2017년 마을총회 마을총회는 신년 인사를 나누는 날이다. 이장님을 비롯하여 집행부에서 살림을 잘 했다고 칭찬이 이어진 총회. 신이 난 이장님은 소주잔 돌리기에 바쁘다. 눈까지 내려 이래저래 잔칫날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