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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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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가을은 온다 해 뜰 무렵 앞뜰 도내수로에 살짝 물안개가 일고 팔봉산 감투봉 능선이 희므끄름 하면 그날은 머리가 벗겨지는 날이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햇살이 가장찮다. 따갑다. 삼복 중에 중복으로 가고 있다.
귀촌일기- 초복. 진돌이가 사라졌다 초복을 지나 열흘 뒤 중복. 말복이 8월 중순이다. 복중. 한창 더울 때다. 장맛비 뒤는 잡초가 극성이다. 오늘도 예취기로 마당의 풀을 깎았다. 잔디깎이가 따로 없다. 귀촌 초기에 멋 부린다고 애써 잔디깎이를 장만했으나 땀 뻘뻘 흘리며 밀고 당기고 너무 힘들어 얼마 쓰지도 않고 무용지..
귀촌일기- 잡초 존재의 이유, 열무김치 열무 밭에 핀 꽃. 야생화. 맨날 들어도 이름을 모른다. '알타리 무가 잡초와 함께 자라면 열무가 된다.' 이건 순전히 내 학설이다. 오뉴월 노지 재배에서 우리 밭 무 만큼 부드럽고 사근사근한 무가 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만지기도 전에 톡톡 뿌러진다. '몹쓸 녀석.' 백이면 백 사람 잡초..
귀촌일기- 귀촌의 꿈, 귀촌의 자격 땀을 흘린 뒤는 보기에도 시원하다. 오늘도 풀을 깎았다. 귀촌의 자격은 잡초로부터 나온다. 역설적이게도, 아주 역설적이게도 나는 잡초에게서 배웠다. 잡초는 나를 단련시켰다. 끊임없이 단련시킨다. 나에게 귀촌 12년의 세월, 귀촌의 역사는 잡초와의 기록이다. 오늘도 잡초와 씨름했..
귀촌일기- 뻐꾸기가 터불이하더니 비가 온다 온세상이 늘어질대로 늘어졌다. 눅눅한 햇살이 지열을 잦아올린다. 숨이 턱 막혔다. 바람 한점 없다. 움직이면 땀이 난다. 곧 삼복이다. 뻐꾸기가 숨가쁘다. 그렇게 찌더니 비가 오네.
귀촌일기- 삼복 더위는 잡초와 씨름하며 이긴다 새벽에 동쪽 하늘을 보면 오늘 날씨를 안다. 쨍쨍 내리쬐는 햇살에 자칫 머리 벗겨지지 않으려면 모자를 단단히 눌러써야 할 것이다. 오다 말다 몇차례 비바람 끝에 장마는 슬며시 가고 잡초가 자랄대로 자랐다. 삼복이다. 벌써 8월이다. 오늘도 잡초와 씨름했다. 농사는 잡초다. 풀을 깎..
폭염,열대야,블랙아웃, 선풍기 틀지말라구? 아침부터 찐다. 박 줄기마저 축 늘어진 하루. '거, 뭔 소리여? 선풍기 틀지말라구?' 이웃 할머니의 친구는 선풍기였다.
귀촌일기- 통마늘 까는 오늘, 말복이로구나 마늘을 깐다. 김장 마늘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마늘 까는 것도 깔수록 는다. 요령도 필요하고 끈기도 있어야 한다. 농촌생활이란 다 그렇기도 하지만 마늘 좀 까달랠땐 제깍제깍 까서 대령하는 기동성도 발휘해야한다. 마다않고 열심히 통마늘을 깐다. 오늘따라 왜 까냐건 웃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