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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볼라벤 태풍 중계(1) 여기는 태안, 태풍 전야의 햇살인가 아침 햇살이 마당에 가득 들어찼다. 동으로 난 창문이 눈부시다. 해가 동쪽에서 뜬다는 걸 알려준다. 여기는 태안. 태풍 볼라벤이 올라온다. 지지난해 콘파스처럼 머리 위로 자나간단다. 아직 바람 한점 없는 출중한 하늘이다.
반가운 손님같이 오늘 오신 비는... 참 예쁜 비 새벽 잠결에 빗님 오시는 소리에 잠을 깼다. 서너시부터 또닥거리던 빗방울이 빗줄기가 되어 정오 쯤까지 비가 내렸다. 옛 어른들은 기다리던 단비를 꼭 비님이라고 높였다. 아마 자연에 대한 경외심일 것이다. 오늘 오신 비님은 참 예쁘다. 비바람도 들치지않고 타들어가는 대지를 위무..
미꾸라지는 이렇게 잡아라!(4)- 미꾸리는 없고 우렁이 만 장마는 걷혀 햇살이 쏴하다. 논에는 벼. 한줄기 마파람에 춤을 추듯 일렁댄다. 그저께 묻어둔 통발을 찾으러 가는 길이다. 발걸음마저 설렌다. 이번엔 좀 먼 곳에 묻어두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통발에 미꾸리는 없었다. 논고동 우렁이가 엉금엉금 노닐고 있다. 옳지! 오늘 저녁 우렁된장에..
미꾸라지 이렇게 잡아라!(3)- 들어보니 묵직한 통발 속에... 미꾸라지는 역시 비가 온 다음 날이다. 간 밤에 많은 비를 뿌리며 태풍 카눈이 지나갔다. 어제 서울에 갔다가 오늘 내려오는 길에 생각은 내내 미꾸라지다. 돌아오자마자 앞뜰 논으로 통발 찾으러 갔다. 간밤에 비가 많이 오긴 온 모양이다. 통발을 놓았던 도랑은 흘러간 물로 뒤집어졌다...
벼농사와 농심 지금 앞뜰은 온통 노란 물감으로 도배를 했다. 질편한 간사지는 가을이다. 단풍 소식이 설악에서 내려온다지만 조생종인 올벼는 보름 전에 거두었으므로 내포의 가을은 이미 시작되었다. 가을로 접어들수록 날씨가 순조로와 평년작을 웃도는 작황에 농심은 한숨 놓았다. 우리집 마당에서 재배한 벼와..
꿈속의 영감 토란잎에 빗방울이 구른다. 익어가는 볏닢에 얹힌 은방울도 바람결에 곧 굴러내릴 태세다. 또닥또닥 내리는 비가 하루종일 그렇다. 게으른 사람 놀기 좋고 부지런한 사람 밭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산보 삼아 버갯속영감 댁을 들렸더니 할머니는 비를 피해 창고 안에서 혼자 고추 뿔따기를 하고 있어..
벼, 고개 숙이다 ㅡ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우리집 마당의 논. 모내기는 6월25일이었다.
미꾸라지 양어장에 핀 벼꽃 우리집 논에 벼꽃이 피었다. 눈에 보일듯 말듯 하얀 꽃이 조롱조롱 달렸다. 곧 나락이 되어 가을로 영글어 갈 것이다. 우리집 논은 미꾸라지 양어장이다. 아침마다 통발로 잡아오는 미꾸라지는 여기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