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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아, 가을인가봐! 간사지 앞뜰. 수로가 보인다. 벼가 익는다. 논두렁에 앉아 모내기 못밥 을매기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가을이다. 벼 한포기가 어쩌다 달랑 혼자 떨어져 수로에서 자랐다. 푯대삼아 묶어두었던 미꾸라지 통발을 오늘 걷어올린다. 여기엔 왠지 미꾸라지가 잔뜩 들어있을 것만 같다.
귀촌일기- 바람에 흔들리니 가을인가봐... 억새는 바람소리에 흔들리고. 가을은 그렇게 오나봐. 가을엔, 이 가을엔 사랑하리라. 풀벌레가 전하는 말.
귀촌일기- 앞뜰 풍경 태풍이라는데. 사뿐히 비는 내리고. 나는 그림을 그렸다. 비 그치면 완성되려나. 수로가 있는 알뜰 풍경.
귀촌의 일상- 돌산갓씨 뿌리고, 쪽파 심고, 커피 한잔 간밤엔 폭우에 새벽녘에는 천둥번개가 그 난리를 쳤다. 아침나절을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듯 배시시 햇살이 나고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다. 내려다보이는 도내수로 앞뜰은 하루가 다르게 알곡이 여문다. 그럼 그렇지. 당분간 비는 그만 와야한다. 미뤄왔던 밭일에 마음이 급하다. 쪽파도 ..
호랑나비, 아싸 봉선화 꽃밭에 숨다 봉선화 꽃밭에 나비가 날아들었다. 호랑나비다. 나비 본 지 언제냐. 아싸 호랑나비 한 마리가 꽃밭에 앉았는데 호랑나비야 날아봐 하늘 높이 날아봐 호랑나비야 날아봐 구름 위로 숨어봐 숨어봐 숨을까 숨었다 으하하하하 어제는 호랑나비 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하루였다. 참으로 오랜만..
귀촌일기- 개나리를 잘랐더니, 가을이 보인다 개나리가 집을 둘러싸고 있다. 개나리 울타리다. 올해 처음으로 '대대적으로' 정리를 하고있다. 그동안 얼마나 무성했던지 짬짬이 닷새를 덤벼들었어도 아직 마치지 못했다. 일단 앞 전망이 틔였다. 파아란 수로에 황금 들판 간사지 논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그 사이에 끼어서 자라..
귀촌일기- 체험학습 첫날, "밥이 되는거야? 관찰하고 갈래" 추석 지나면 온다던 녀석들이 드디어 나타났다. 올 때마다 점점 관심사항이 늘어나서 사전에 기획을 단단히 해야한다. 즉, 1박2일 체험학습 프로그램 일정표를 짜는 일이다. 햐, 알밤이 여기 떨어져있네. 밤은 발로 까는거야. 오늘 처음으로 캐보는거야. 허허,아직 덜 영글었네. 과일나무..
귀촌일기- 산새, 미꾸라지와 숨바꼭질을 한다 어제 오후 서울에 갔다 새벽같이 내려왔다. 두 녀석을 기르고 부터 장기간 출타는 어렵게 되었다. 오늘도 싸움을 먼저 거는 쪽은 힘이 턱도 없는 빽빼기 놈이다. 들어서며 대문 입구의 무화과를 보니 하루밤새 산새들이 이미 난리를 쳤다. 잘 익은 것부터 철저하게 먹어치우는 중이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