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서울에 갔다 새벽같이 내려왔다.
두 녀석을 기르고 부터 장기간 출타는 어렵게 되었다.
오늘도 싸움을 먼저 거는 쪽은 힘이 턱도 없는 빽빼기 놈이다.
들어서며 대문 입구의 무화과를 보니 하루밤새 산새들이 이미 난리를 쳤다.
잘 익은 것부터 철저하게 먹어치우는 중이다.
하루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그동안 밀린 일이라며 집사람은 창가에 앉아 마른고추의 뿔을 따고 있다.
매운 고추 냄새가 거실을 가득 메운다.
비 오는 날의 가을 정경이다.
누릇누릇한 앞뜰을 바라보니 미꾸라지 생각이 났다.
잠시 비가 개이는 틈을 타
얼마동안 쉬었던 미꾸라지 통발을 다시 놓으러 간다.
그저께 씨앗을 뿌린 남도갓은 움이 텄다.
쪽파 싹도 벌써 올라왔다.
이런 날 흙일은 할 수 없어도 밭두렁 행차야 거를 수 없다.
며칠 전에 심은 김장배추 모종은 오늘 비가 보약이다.
오늘 논도랑에서 만난 이름을 알 수 없는 수초.
그리고 우리집 밭둑의 메꽃.
자연에 산다는 것.
비 내리는 하루는 이렇게 지나간다.
'귀촌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가을 햇살에 늘어진 개팔자, 상팔자? (0) | 2012.09.16 |
---|---|
귀촌일기- 귀촌, 반복되는 일상을 즐긴다 (0) | 2012.09.15 |
귀촌일기- 복분자술, 매실주 들고 와룡 상경하다 (0) | 2012.09.13 |
귀촌일기- 대추와 밤송이, 볼라벤 태풍 그 이후 (0) | 2012.09.13 |
귀촌일기- 우럭낚시, 그 다음날이 바쁘다 (0) | 2012.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