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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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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김장무 다섯 개 어제 저녁 무렵이다. 나는 저쪽에서 한참 대봉감을 따고 있는데 이웃집 아주머니의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무 놔두고 가유..." 조금 있다 돌아와 보니 김장무 다섯 개가 마당에 놓여있었다. 올핸 내가 농사를 안짓는다는 걸 알기에 다몬 무 몇 개라도 배추 한 포기라도 나눠먹는 동네 인..
귀촌일기- 풀빵 가로수 떨어진 가랑잎마저도 어디론가 사라진 거리. 카바이트 불빛 아래 마부 모자를 눌러쓴 아저씨가 너스레를 떨며... 한두 개 더 얹져주던 그 군고구마. 그 군밤장수가 있긴 있나? 70년대는 호빵 전성시대. 80년대는 떡볶이. 풀빵 만이 세월에 구애받지 않고 용하게 버틴다. 우아함도 필..
귀촌일기- 동지...이제 봄이다 서리가 뽀얗게 내렸다. 서릿발이 짙을수록 따뜻하다. 서리 내린 날은 바람도 없다. 동지. 참 따뜻한 동지다. 내마음의 봄이 열리는 날이다. 낮이 길어진다는게 괜히 즐겁다. 기뻐할 녀석들이 또 있다. 된서리 무서리 맞으며 밭에서 잔뜩 웅크리고 지내는. 대파, 시금치, 배추, 마늘, 양파, ..
귀촌일기- 우수...납매와 매화는 지금 홍매 납매 - - - 식탁에 한 포기 배추. 밭에서 긴 겨울을 이겨낸 배추. 배추도 꽃.
귀촌일기- 월동 무, 월동 배추 밤이 싫다. 햇살이 비치는 한낮이 좋다. 온몸을 움직여서 밭에서 일하는 대낮이 나는 좋다. 대설이 지나면 동지다. 밤이 길어질대로 길다. 해질 무렵에 한두 방울 투닥거리던 비가 밤새 창대비로 변했다. 무슨 비가 이리도 오는고. 겨울 밤비. 추위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집 농가월령..
귀촌일기- 벌레 먹은 배추가 더 고소하다 봄에 감자 심을 때가 되어 씨감자를 살 때는 '거새미'는 어쩔 거냐며 서산시내 모종상 주인이 걱정을 하더니 지난 가을 김장배추 모종을 살 때는 '진딧물'은 어떡할 거냐며 읍내 모종상회 사장이 걱정을 해주면서, 나중에 진딧물이 생기더라도 모종 탓은 하지마라며 되레 엄포용 한마디 ..
귀촌일기- 추어탕과 귀촌 귀촌 13년. 귀촌이라는 아름아래 흥에 겨워 귀촌 초장에는 봄철에 송순을 따다 송순주를 담그고 진달래 필 때면 진달래주를, 개복숭아 철이면 개복숭아 효소를, 오디 철에는 오디주를 담갔다. 이젠 옛 이야기. 그러나 귀촌의 대업인양 손을 놓지 못하는 건 미꾸라지 잡는 일. 들쭉날쭉 어..
귀촌일기- '형님' 밭의 배추 잔치(2) 우리집에서 형님이라 부르는 건너마을 '형님네' 배추 200 포기. 누군가 가져다가 먹으면 귀한 채소다. 밭에 그대로 두면 애물단지 생활 쓰레기일 뿐. 태안 노인복지관에 연락을 했더니 복지관 관장 사모님을 위시하여 직원들이 재깍 달려와 당장 가져갔다. 한 포기라도 더 잘라주시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