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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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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날에...장미 한송이 보름동안 쉬엄쉬엄 캐던 고구마는 오늘로 다 캤다. 모과나무에 거름을 날라다 부었다. 김장배추 무 쪽파 갓 상치에 물을 주었다. 추어탕 만든다길래 미꾸라지를 다듬었다. 삽도 나도 잠시 쉰다. 처마 아래엔 울타리 강낭콩이 빨갛게 여물어 간다. 노오란 강낭콩 잎사귀가 가을 햇..
미꾸라지 통발 철수 미꾸라지 통발을 오늘 철수했다. 벼베기 철이라 논바닥은 갈라지고 도랑의 물이 말랐다. 지난 여름 어느날 새벽 산보길에 동네 김 반장이 통발 놓는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싶어 슬며시 따라서 처음 해본 미꾸라지 잡이였다. 서너 달 동안 추어탕을 많이 먹었다. 미꾸라지 집어..
만추의 미꾸라지 "잘 잡혀유." "아직도 나와유." 요즘 동네 사람들이 나를 볼 때 맨먼저 던지는 말들이다. 내가 통발로 미꾸라지를 잡는다는 소문은 이미 알려져있다. 논은 이미 물이 말랐기 때문에 물이 있는 수로에서만 가능하다. 수초가 적당히 햇살을 가려주면서 잔잔히 물이 흘러가는 곳을 찾아야 한다. 여전히 아..
미꾸라지 재발견 미꾸라지와 추어탕이 올 여름을 지나면서 어떤 의미를 선사한다. 그동안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했다. . 일찌기 지금처럼 추어탕을 계속해서 먹어본 적이 없다. 누구든 같은 음식을 연달아 먹으면 질리는 법이다. 추어탕을 달포 내내 먹어도 희안하게도 입에 물리지 않는다. 신기할 정도로 전혀 의외다...
미꾸라지와 방앗간 아줌마 요즘 매일 첫 일과는 새벽에 논두렁에 나가 미꾸라지 통발 점검하는 일이다. 읍내 방앗간 아줌마의 말 한마디로 미꾸라지 어획고가 달라졌다. 매일 대여섯 마리, 열 마리 수준에서 4,5십 마리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갖은 방법을 동원해 보았다. 통발에 넣는 깻묵이 물속에서 너무 일찍 ..
추어탕 시골 밥상 앞뜰 논에서 통발로 잡은 미꾸라지다. 매일 아침 통발에서 걷어와 미꾸라지를 모았다. 닷새동안 모아보니 추어탕 감으로 충분하다. 마침 일요일. 의견일치. 추어탕을 만들기로 했다. 소금을 뿌려 미꾸라지 숨을 슬쩍 죽인 다음 옆에 있는 호박넝쿨에서 호박잎을 두장 따서 미꾸라지를 비..
미꾸라지 대박 예감 어제 해질 무렵에 간사지 논에 내려가 깻묵을 넣고 미꾸라지 통발을 묻었다. 간 밤에 천둥이 치며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아침에 논두렁에 나가보니 우선 느낌이 다르다. 통발 10개 중에 3개에서 무려 5,6십 마리가 나왔다. 지금까지 고작 대여섯 마리이었던데 비하면 대박은 아니라도 중박감 이다. 같은..
추어탕을 위한 시도 추어탕 한번 먹기가 쉽지않다. 통발을 적당히 던져두면 미꾸라지들이 저절로 모여들 줄 알았다. 아침마다 건져보면 서너마리가 고작이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봐야지. 먼저 우리집 빽빼기 개사료에서 탈피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정식으로 미꾸라지 떡밥을 만들기다. 태안 떡방앗간에서 깻묵을 가져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