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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미꾸라지

 

"잘 잡혀유."

"아직도 나와유."

 

요즘 동네 사람들이 나를 볼 때 맨먼저 던지는 말들이다.

 

 

내가 통발로 미꾸라지를 잡는다는 소문은 이미 알려져있다. 논은 이미 물이 말랐기 때문에

물이 있는 수로에서만 가능하다. 수초가 적당히 햇살을 가려주면서 잔잔히 물이 흘러가는

곳을 찾아야 한다.

 

 

여전히 아침 안개가 짙다. 오늘은 유달리 대어급 미꾸라지가 많이 들었다. 가을걷이를 앞둔

논처럼 누런 뱃살이 오를대로 올랐다.  이래서 미꾸라지 잡이를 손 놓지 못한다. 맥주 병뚜껑

으로 크기를 가늠해 본다.

통발 11개로 시작했는데 잃어버리기도 하고 구멍이 나 이제 4개만 남았다. 가을은 깊어가는데

언제까지 미꾸라지 나들이를 해야할지 그게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