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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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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9월의 하루 전날, 나는... 오전 반나절 수요일이면 집사람 봉사활동에 꼼짝없이 나는 운전기사다. 시원섭섭하게 그것도 오늘로 종료다. 7,8월 지난 여름 두 달 안면도 복지관 여름방학 동안 좀이 쑤시다는 어른들의 성화에 나까지 곁다리 노력 봉사를 한 것이다. 그 바람에 꼬빡 열 번 안면도 행에서 노래교실 그 시..
귀촌일기- 내가 아는 미꾸라지 이야기 이른 새벽에 미꾸라지 통발을 보러갈 때는 늘 설레임으로 사뿐한 발걸음이다. 기대에 못미치는 날이 많다. 날이 너무 더워 조황이 어수선하다. 미꾸라지가 나타나려면 비가 와야 한다. 날이 선선해져야 한다. 벼이삭이 익어갈수록 미꾸라지도 누릿누릿 살이 오른다. 그럴 때가 되었다. 오..
귀촌일기- 꾀꼬리와 까마귀 그리고 두루미 두루미를 심판으로 하고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 시합을 하기로 했다. 시합을 앞두고 꾀꼬리는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러나 까마귀는 연습은 커녕 논에서 미꾸라지만 열심히 잡았다. 노래 시합 당일. 두루미 심판장 앞에서 꾀꼬리는 예쁘게 노래 불렀고 까마귀도 평소 실력으로 노래를 ..
귀촌일기- 미꾸라지도 더위는 싫다 앞뜰에 희뿌엿하게 새벽안개가 두텁게 깔린 날이면 그 날은 머리가 벗어지는 날이다. 머리가 벗겨지도록 햇살이 따갑고 바람 한 점 없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미꾸라지 조황도 형편이 없어 조업을 당분간 중단을 해야 할 형편이다. 벼꽃이 피고 영그는 무렵에는 논에서 물을 빼는 데다 그..
귀촌일기- 추어탕과 귀촌 귀촌 13년. 귀촌이라는 아름아래 흥에 겨워 귀촌 초장에는 봄철에 송순을 따다 송순주를 담그고 진달래 필 때면 진달래주를, 개복숭아 철이면 개복숭아 효소를, 오디 철에는 오디주를 담갔다. 이젠 옛 이야기. 그러나 귀촌의 대업인양 손을 놓지 못하는 건 미꾸라지 잡는 일. 들쭉날쭉 어..
귀촌일기- 미꾸라지 어부의 변명 왕래하던 경운기마저 뚝 끊겨 적막강산. 풀벌레 우짓는 소리도 늘어질대로 늘어져 매미떼가 발동기 시동걸 듯 가세한다. 가장 더울 때다. 배 깔고 누웠어도 덥다 덥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미꾸라지인들, 논바닥 아래로 수로 끝 저 밑으로 숨었다. 도내리오솔길 발걸음 마다마다 귓볼을 ..
귀촌일기- 로망 로망은 꿈이 아닌 바람이다. 추억의 한자락이건, 살아오면서 축적된 이상향이든 부정적인 로망은 없다. 로망을 이룰 때와 로망이 깨질 때는 너무 극단적이어서 유리알처럼 조심스레 다룬다. '바로 이게 평생에 로망이었어!'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오늘 미꾸라지를 잡으며 나는 로망이라는..
귀촌일기- 여자 스타킹과 미꾸라지 통발 미꾸라지 통발을 놓고 비가 흠뻑 내리면 그것 만큼 좋은 날이 없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비가 온다고 했다. 검은 구름이 몰려온다. 미꾸라지 출조 채비를 서둘렀다. 어제 읍내 방앗간에서 깻묵 덩어리를 얻어왔다. 어구 가게를 들러 미꾸라지 통발 일곱 개를 개당 2천 원에 사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