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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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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무 아리랑(16화) '사장님과 직거래 하겠습니다' 16. 나는 이희종 CU장을 찾아갔다. 어제 오후에 회의석상에서 구두로 공개 발령을 받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에이플랜 팀의 팀장으로서 첫 대면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CU장은 집무용 회전의자에 앉아서 시거를 손질하고 있었다. 가끔 보아온 나로서 이런 여유가 보기에 좋았다. 늘 그랬..
김상무 아리랑(15화) 나는 동그라미를 쳤다, 신체제의 확립을 위해 15. 93년 8월 5일자로 된 매킨지 제안서의 타이틀이었다. “ 산전CU는 지금까지 이희종 사장의 강한 리더십 아래 경영혁신을 착실히 진행해 왔다. 엘리베이터 등 주력사업의 수익력도 크게 신장되어 럭키금성 그룹의 중핵회사로서 공헌도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5년 1월의 법인 3사의 합병에 즈음하여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산전CU는 - 조직 각 계층의 인식, 목표의식이 부족하고 - 사업가로서의 의식이 낮고, 스킬도 부족하며 - 중장기적인 전략, 수익 기반이 확립 안되어 있음. - 합병 후의 신체제와 그 이행안도 확립이 안되어 있음. 이에 대응하여 이번 프로젝트는 전사의 중요과제로서 CU의 신체제의 확립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의 경영혁신의..
김상무 아리랑(14화) '이거 가져가' 매킨지 제안서가 사령이었다 14. “ 이거 가져가. ” 회의를 끝내며 이희종 CU장은 나에게 서류 하나를 건네주었다. 아침 아홉시에 시작하여 점심까지 걸러가며 진행한 장장 일곱시간의 경영회의였다. 출근할 때 그렇게도 울어댄 매미소리는 CU장이 건네주는 서류 하나에 귀착되었다. 일본어로 < 대 비약을 향한 신체..
김상무 아리랑(11화) “ 김 이사. 김 이사가 당선되었어. ” 11. “ 어, 김 이사. 김 이사가 뽑혔어. ” 얼굴이 마주치자마자 중앙에 자리 잡은 이희종 CU장이 빨리 오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 김 이사! 투표를 했는데 9대 3으로 당선되었어. ” CU장의 목소리는 경쾌했다. 그러자 경영회의 참석자들은 한마디씩 거들었다. ' 당선이라니. 내가 뭘 출마..
김상무 아리랑(10화)"어느 놈이 그래?그따위 소릴." 10. 1993년 8월 11일. 이른 아침부터 푹푹 쪘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출근길에 숨가쁘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오늘따라 귀에 따가웠다. 아홉시에 경영회의가 있다. 출근은 했지만 내내 마음이 뒤숭숭했다. 산전,계전, 기전 3사 통합작업 안건이 오늘 경영회의에서 결판이 난다. 나는 ..
김상무 아리랑(9화) " 통합작업 누가 좋을가?추천해봐." 9. “ 김 이사, 잠깐 앉아봐. ” 93년 8월 9일. 이희종 CU장에게 결재를 받고 일어서려는 참이었다. 나는 CU장의 얼굴을 쳐다보며 눌러앉았다. CU장은 무언가 상의를 할 일이 있으면 늘 이런 식으로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럴 경우 당신으로서는 이미 많은 생각을 한 후라는 사실이었다. “ 년 초부터 나오는 이야기 알지? ” “ ............... ” “ 우리 통합작업 말이야. 이제 곧 시작해야할 것 같애. ” 나도 언젠가 해야 할 과제로 여기고 있었다. 워낙 방대하고 한편으론 뜬구름 잡는 일이었다. " ................ " “ 회장실에서 매킨지까지 끼워서 밀어붙이고 있어. 며칠 전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회장이 언제 시작할거냐고 물었어. ” 구자경 그룹회장이 채근을 할 정도라면..
김상무 아리랑 (26화) 에이플랜 프로젝트 킥업 미팅 26. 오늘이 출범하는 날이다. 8월 30일(월) 오후 3시. (1993년) 이 열렸다. 공식 용어로는 이다. 6십 여명이 들어차 트윈타워 서관 25층 임원 회의실은 초만원이었다. 양쪽 뒤편 공간은 보조 의자까지 동원되었다. 경영회의 구성원 11명과 전 임원, 공장장 등 참석 대상자는 십분 전에 이미 착석이 완료되었다. 에이플랜 팀에서 산전 멤버는 14명, 매킨지는 오늘의 킥업 미팅을 위해 일본 배킨지에서 건너온 지구사 이사와 트윈빌딩에 상주하는 수석 컨설턴트 아카바를 포함하여 5명, 그룹의 V-추진본부에서 남용 상무 등 부 과장 4명이었다. 바깥의 불볕 무더위와 달리 회의실은 ‘회장실’, ‘3사 통합’, ‘매킨지’ 등 생경한 단어에 함축된 메시지에 눌려 긴장감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