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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무 아리랑

김상무 아리랑(14화) '이거 가져가' 매킨지 제안서가 사령이었다

 

 

 

14. 

 

 

 

    이거 가져가. ”

 

회의를 끝내며 이희종 CU장은 나에게 서류 하나를 건네주었다.  아침 아홉시에 시작하여 점심까지 걸러가며 진행한 장장 일곱시간의 경영회의였다. 출근할 때 그렇게도 울어댄 매미소리는 CU장이 건네주는 서류 하나에 귀착되었다.

 

일본어로 < 대 비약을 향한 신체제의 확립을 위해 >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9385일에 만들어진 매킨지의 제안서였다.

 

며칠 전부터 어떤 예감은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귀착점은 정해진 대로 분명해져 갔다. 어쩌면 OVA 프로젝트를 맡길 때와 똑같을 가.

예견 된 일은 일어나고 마는가. 그래도 이번만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예외는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한번 반복된 사례에 쓴웃음이 나왔다.

 

제안서의 표지 왼쪽에는 명함 석장이 나란히 붙어있고 오른편에는 이희종 CU장이 연필로 눌러쓴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COPY 불가.

PROJECT Leader. 

 NAming ' ? ' Project 

 

알파벳 대문자와 소문자가 혼재되어 있었다. CU장의 몇마디 메모를 통해 이 시간에 이르기까지 지난 닷새동안 CU장이 심사숙고해온 과정과 핵심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거 가져가는 바로 사령이었다. OVA 때와 똑같은 이희종 류의 임명장이었다. 이희종 CU장의 시나리오였다

 

팀 명칭은 < 에이플랜 팀 >이 되었고 팀장은 < >로 낙착이 되었다.

 

힘으로 굵게 눌러쓴 메모가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했다. CU장으로서 희망사항의 피력이었다. 염원을 나는 읽었다. 앞으로 전개될 산전의 역사는 에이플랜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될 것임이 분명하다는 데 이르자 나는 엄숙해졌다.

 

 

(14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