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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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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녹듯이 요즈음 일기 예보가 정확하다. 눈 온다면 눈이 오고 비가 온다면 비가 온다. 누구나 하는 일에 날씨가 중요 안 할가마는 농사는 말할 나위가 없다. 때 아닌 눈이 왔다. 며칠 전에 내린 봄비에 비하면 어제 봄눈은 요란했다. 눈보라까지 쳤다. 꽃대가 올라온 수선화를 놀래키고, 노오란 물이 오른 개나리..
가로림만의 남쪽 소상남반 가로림만에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다. 오늘 아침 수은주는 영하 10도. 대낮부터 풀린다니 그 길로 봄이 오려나. 밀물 썰물에 아랑곳하지않고 한달 째 성에가 걷히지않는다. 얼음 덩어리를 여기선 성에라고 한다. 지척거리 구도포구를 걸어서 건너볼 가. 서쪽으로 청산리 포구 너머 산등..
감태의 계절 이웃집 마당에서 널어둔 감태가 보이면 한해의 끝자락이다. 영하의 칼바람에도 물때에 맞춰 바닷길을 왔다갔다 아주머니의 발길이 분주하다. "늦었씨유." 다른 집에 비해 늦게 시작했다는 뜻이다. 일 욕심은 동네에서 알아준다. 내년 음력설까진 해야할 일이니 시간은 아직 창창하다. 집 ..
자연산 미꾸라지니까 저녁 무렵 도내리 오솔길에 차량 하나가 다가왔다. 얼마 전까지 인천에서 살다 내려온 이웃 양반이다. 건너 구도항에서 연락선 타고 인천으로 갔다니 이십 년이 훨씬 넘었다. 오랜 객지 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연로한 모친 때문이다. "미끄락지 좀 잡어볼 가 해서유." 어촌계 작업복을 입으며 말..
카나다에서 온 메일 오늘은 특별한 날. 올해 나머지 절반을 시작하는 날이다. 새벽을 열자마자 카나다에서 메일이 들어왔다. 열흘 전에 도내를 다녀간 옛 직장의 후배다. -6월27일, 공항에 Pick- Up 나온 딸내미의 환한 웃음속에 캐나다로 돌아왔읍니다. 10년이라는 짧지않은 세월의 공백을 아무렇치도 않은 듯 단숨에 메워주..
가로림만의 아침 가로림의 아침은 팔봉산 능선에서 밝아온다. 도내나루로 가는 길을 돌아들면 쌍섬이다. 해조. 언제 뜰지 모르는 배들만 밧줄에 묶여있다. 어도어촌계 사람들이 하나 둘 자가용을 타고 공동작업장에 모여든다. 조개캐는 작업이 있는 날이라 도내나루는 새벽부터 바쁘다. 어제 동네가 쩡쩡 울리는 방송..
도내나루의 동서남북 이른 아침 도내나루 가는 길에서 보이는 갯골. 동... 팔봉산 서... 이원면 남... 소원면 북... 가로림만과 구도항
나는 바다를 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