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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미꾸라지니까

 

저녁 무렵 도내리 오솔길에 차량 하나가 다가왔다.  얼마 전까지 인천에서 살다 내려온

이웃 양반이다.  건너 구도항에서 연락선 타고 인천으로 갔다니 이십 년이 훨씬 넘었다. 

오랜 객지 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연로한 모친 때문이다.

 

"미끄락지 좀 잡어볼 가 해서유."

 

 

 

 

어촌계 작업복을 입으며 말했다. 

"옛날, 많이 해봤슈."

먼저 수로 윗 쪽의 물길을 막고 바가지로 재빨리 물을 퍼냈다.  솜씨는 어디로 가는 게

아니었다.  붕어 새끼들이 유탄을 맞았다.  미꾸라지는 지금 뻘속에 있다.

 

 

 

 

 

 

 

 

30분 여 잡은 양이다.  나의 기대가 컸을가, 씨알로나 마릿수로나 그다지 흡족하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가을 철 미꾸라지는 몸통이 누릿누릿 오동통했다.  

아무려나 그 양반 대답은 밝았다.

"자연산이니께 이보담 좋은게 있대유."

 

 

 

 

"많이 잡어슈."

"그려유. 다녀 가세유."

 

추어탕 잘 드셨는지는 내일 노모에게 여쭈어볼 일이다.  그런데 미꾸라지는 이 녀석이

다 잡았나.  이 녀석이 이젠 완전 자연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