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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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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새끼고구마도 예술 작품 자잘한 새끼 고구마, 버리기엔 아깝다. 보기 좋으면 맛도 있다더라...
밥솥을 열었다 새끼 고구마와 옥수수 알갱이. 추수가 끝난 뒤 모아 두었던 자투리들이다. 저장해두면 식량이 된다. 옥수수는 오랫동안 삶아야 부드러워진다. 30분을 1차로 먼저 삶은 뒤 불린 쌀 위에 얹어 밥을 한다. 밥 내음이 구수하다. 지난 한 해를 생각한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은 큰 데서만 있는게 아니다.
바쁘다 바뻐! 농부의 가을 거두고 한편으론 심고... 고구마 캐고, 대파 모종을 심었다. 농삿일이란 반드시 제때 해야할 일도 있지만 더러는 안해도 될 걸 일 욕심에 잣아서 하는 경우도 있다. 어제 오늘 심은 대파 상치모종이 그렇다. 어제 읍내 모종가게 앞을 지나다가 눈에 띈 김에 대파 모종을 13.000 원에 한 판을 샀던 것. 덤으로 상치 모종 다섯 종류를 안겨주는 모종 아지매의 인심. 덥석 받아와선 이걸 심느라 혼자 바쁘다. 아침나절에는 어제 이웃밭에서 고구마 캐는 걸 보고 나도 고구마를 캐야되겠구나 하고 캐기 시작했다. 바쁜 건 나만 아니다. 가스 배달원도 바쁘긴 마찬가지.
해질 무렵의 영농계획 달포 전 서울 딸아이집에 갔다가 외손녀 서가에서 뽑아온 책이 몇 권 있었다. 그 중에 한 권. '씨앗'. '역사를 바꾼 위대한 알갱이'. 쌀, 밀, 감자, 고구마, 옥수수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 추위가 풀리면 맨먼저 감자를 심어야 한다. 올핸 고구마를 줄이고 옥수수 재배를 크게 늘일 참이다. 요새 갑자기 군것질 뻥튀기 옥수수에 필이 꽂혔다.
밥솥을 열어봤더니... 거실에 저편 주방쪽에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밥이 익을 무렵이면 밥솥에서 흔히 듣는 소리다. 오늘따라 고소한 옥수수 내음을 선창으로 알 수 없는 구수함의 합창. 밥솥을 열 때 와서 보라기에... 집사람의 신호에 맞춰 가보았더니 밥솥 안의 경치. 예술작품이 따로 있나... 지난 여름 내내 발걸음 재촉하며 내 손으로 재배한 작물들이다.
귀촌일기- 석양의 고구마 말랭이 귀촌의 서정이란 이런 것.
귀촌일기- 흙에 산다는 것 어젠 예초기를 돌려 잡초를 잘랐다. 아직도 덜 캔 감자가 있다. 오늘도 감자를 캤다. 고구마를 캐는 계절에 감자라... 감자는 언제나 감자. 고구마 캐는 시절이라 해서 감자가 고구마로 되는 건 아니다. 해질 무렵에 채마밭에 물 주는 일은 일과. 김장배추는 파랗게 날로 잘 자란다. 고자리..
귀촌일기- 마실은 오고 가는 것 감기기운으로 한 사흘 집사람의 마실이 뜸하다 싶었더니 마실을 오신 분. 안마을 박 회장님 댁. 굴에서 꺼내 가린 새끼 고구마 한 상자를 밀차에 싣고 끌고서. 모과차 한잔 하며 무슨 이야기, 사연이 그리도 많은지. 아낙네들은 언제나 아낙네들끼리 통하는 이야기꺼리가 어느 곳엔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