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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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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없소 연 사흘 째 감자를 캐고 있다. 장마전선이 제주도 근방에서 오락가락 한다니 또 마음이 급하다. 감자 캔 자리에 지금 다들 한창 심는 고구마를 나도 심어야한다. 감자 줄기를 잘라내고 멀칭비닐을 걷어낸다. 삽으로 조심스럽게 흙을 들어올린다. 감자가 덩굴 채 손에 잡힌다. 미역 오이냉국. 찐 감자. ..
사랑의 계절 겨우내 혼자만 오던 놈이 오늘은 떼지어 몰려왔다. 쪼아먹던 고구마는 뒷전. 마당 가운데 느티나무 이 가지 저 가지로 숨바꼭질하는 폼이. 그려,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
정시 출근 이놈 이름을 모르겠다. 굴뚝새인듯 하나 아니고 산비둘기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집에 찾아오는 새 중에서는 덩치가 있다. 이놈은 매일 아홉시 정시 출근이다. 딱 한 마리만 온다. 독신인지 기혼인지 부부로 교대 출근인지도 모르겠다. 떼거리로 몰려온 적은 한번도 없다. 겨우내 홍시를 대접했다. 꼭지..
8樂 잊지않고 올해도 보내주었다.(1樂) 해마다 너댓개 일력을 구해 보내주는 친구가 있다.(2樂) 버갯속 영감의 부탁을 이 친구가 해결해주기 벌써 오년 째다.(3樂) 오늘 받은 일력을 전달하러 가는 길입니다.(4樂) 함박 웃음을 지을 버갯속 영감 생각에 미리 즐겁다.(5樂) 그렇다. 세모에 영감의 ..
노변정담 오늘은 그림 쉬는날. 그러나 원장님은 난로에 불 지피느라 바쁩니다. 뒷풀이로 이야기 꽃이 피었군요. 유화교실 송년회 식사를 마치고 지금 막 교실로 돌아와 난로가에 둘러앉았습니다. 고등어조림에 두부찌개 맛이 아직 입안에 맴돌았습니다. 코흘리개 어린이 작품들이 군데군데 걸려있습니다. 어수..
귀촌일기- (16) 똥 똥 (16회) 농사는 시절을 다투었다. 곡우, 망종에 뿌리고 백로, 상강에 거둔다. 동네 사람들의 잰 발걸음에 나도 맘이 바빠졌다. 외지인 땅도 놀리지 않았다. 하물며 내 땅이야. 동네 사람들의 눈이 있어 조바심이 났다. 초보 농사꾼으로 의욕이 넘쳤다. 잡히는 게 일거리고 보이는 게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