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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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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바위의 잔설 입춘이 지나자 날씨가 확 풀렸다. 엊그제 아침, 마당의 평석에 내린 눈에다 입춘이라는 글자를 새겼는데 며칠 사이에 마치 먼 이야기가 되었다. 마을로 들어오는 어귀 언덕바지 꿩바위 고갯길의 눈이 녹기 시작한다. 동네 사람들은 '꽁바우' 눈이 녹아야 봄이 되었다고들 한다. 동..
도내수로와 강태공 '쓰레기 제발'. 도내수로에 장승처럼 이런 글이 쓰인 전봇대가 있다. 팔봉산이 지척인데다 물색 좋고 조황이 좋아 사시사철 꾼들이 끊임없이 찾는 낚시터다. 그러나 일년내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마을 경로당 노인들이 바다지킴이를 구성해 종종걸음으로 허리를 꾸부려 치우나 늘 ..
당당하게... 지금 도내2구 경로당 벽 한 곳에는... 당당하게 늙어라!
비상소집 , 크리스마스이브 전날 밤 마을에서 노래라면 '저요' 하시는 분들이다. 초저녁에 갑자기 소집령이 내렸다. 경로당 회장님이 핸드폰을 두어 곳을 두드리자 '뭐여 뭐여' 하며 10분 내 마을 회관 경로당에 모여들었다. 영하의 날씨타령은 사치다. 어송 대문다리에서 2십 여릿 길을 대풍정미소 아주머니도 오토바..
경로당의 새마을 운동 마을 경로당이 문을 활짝 열었다. 농번기에 일손을 보태느라 그동안 문을 열지못했다. 경로당 시즌오픈 하는 날엔 미리 연락이 온다. 맥주,소주,과일 한 상자씩 들고 찾아간다. 부녀회서 마련한 따끈한 점심 밥상이 맛있다. 마당에 걸린 솥에서 갓 삶아낸 수육이 일품이다. 경로당..
귀촌일기- 경로당 시즌 오픈 농번기에는 노인들이 더 바쁘다. 집안에서 때 맞춰 도와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이것 저것 보이는 게 다 일이다. 그래서 경로당은 여름과 가을에 걸쳐 너댓달은 아예 문을 닫는다. 비로소 오늘 경로당 문을 열었다. 동지를 앞두고 이때 쯤이면 시즌오픈이다. 마을회관의 아랫층이 경로당..
평생 친구의 현몽 "육 이장댁 어른이 가셔서... 어쩌지요?" 아침 산보길에서 이영복 영감님을 만났다. 내가 물었다. 버스종점을 지나 도내나루로 돌아서 내려가는 곳이 영감님 집이라 오다가다 자주 만난다. 꼭두새벽부터 자질구레한 집안 일 거드느라 늘 부지런하시다. "그려, 용기 그 친구, 평생 친군디 훌쩍 가버렸네. ..
동쪽으로 서쪽으로 이리 가면 경로당 저리 가면 바다다. 우리 집 뒤가 교차점이다. 동쪽으로 최고령 어른이 경로당 출근하고 계신다. 서쪽은 도내나루다. 여자 한 분이 경로당을 뒤로 걸음을 재촉하며 갯벌로 간다. 송화가루 날릴 때까지 굴을 딴다. 곡우가 지나니 집집마다 일손이 모자라 경로당은 몇몇 남자들로 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