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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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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배추 겨울을 이긴 억척 배추. 노오란 고갱이. 아삭하고 고소하기가 이보다 더할 가. 한껏 봄 입맛을 돋구는 배추 쌈, 배추겉절이. 봄동 배추를 보며 솟구치는 땅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낀다.
'나의 달력' 외손녀 두 녀석이 내려왔다. 마침 날이 풀리고 햇살이 좋아 1박 2일동안 개펄 바닷가는 못가더라도 겨울의 한때를 동심으로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허허, 요놈들 봐라. 입 벌린다고 마른 곳감이 절로 떨어질 리 없지. 갑자기 종이와 필기 도구를 찾더니 두 녀석이 엎드려 무언가를 ..
월동(10)- 눈배추 눈 속의 배추 맛 아세요. 눈을 머리에 이고 얼었다 녹았다 하며 채마밭에서 소한,대한을 이겨내는 눈배추. 배추 쌈이 봄을 앞당긴다. 달긴 왜 그리 달며 연하긴 왜 그렇게 연할 가.
팔봉산이 보이는 풍경
월동(9)- 보리 밟기 마당 가생이 몇군데 지난 가을에 뿌려두었던 보리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의 잔설이 아직 남아있다. 땅이 얼었다 녹아다 하며 보리 뿌리를 들뜨게 한다. 두어번 꾹꾹 발로 눌러주었다. 줄지어 서서 보리밟기 하던 시절을 생각하며. 한 쪽 양지 바른 곳은 엄동에도 아랑곳하지않는 겨..
월동(7)- 시금치 비닐하우스 옆 시금치 밭. 서릿발을 흠뻑 둘러쓴 시금치가 꿋꿋하다. 새파란 어린 잎에 햇살이 퍼지자 벌써 풋풋한 봄내음이 난다. 한달 전 버갯속 영감님 할머니가 주신 씨앗으로 뿌린 조선시금치다.
월동(6)- 매화 그야말로 월동. 동지가 지나면 겨울이 다갔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봄은 저기 있는데. 난분분 진눈깨비에 매화 꽃망울이 여문다. 된서리 서릿발이 내린 새벽. 홍매는 금방이라도 필듯말듯 차라리 고고하다. 앞뜰 수로의 반짝이는 물결. 저무는 햇살이 개나리 울타리를 넘어와 매화..
월동(5)- 코다리 다섯 코의 코다리가 처마 밑 대나무 걸대에서 걸려있다. 불어오는 바람에 삐들삐들 비껴쬐는 햇살에 꾸들꾸들 말라간다. 해마다 이맘 때면 읍내 조석시장에서 사다가 매달아둔다. 북어가 돼가는 과정에 마르는 정도에 따라 먹는 방법과 맛이 다르다. 열흘 정도 슬쩍 마른 건 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