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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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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볼과 짜장면 내가 짜장면을 좋아하는 건 오십 년도 더 된 고등학교 그 시절 때문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즉석에서 편을 갈라 '짜장면 무꾸내기(먹기내기)' 축구시합을 하곤 했다. 진 쪽이 짜장면 값을 부담했다. 시합에서 끝나면 인근 중국집으로 우우몰려가 먹었던 그 짜장면의 맛... 똥볼을 잘 질러주는 녀석이 있는 편이 이길 확률이 높았다. 요즘처럼 숏 패스니 기술 축구니 하는 그런 말도 없었고, 공을 애써 몰고 가느니 멀리서 문 전으로 힘좋게 공을 뻥뻥 질러주는 똥볼이 보기도 시원하고 득점에 단연 유리했다. 요즘 똥볼 전문 장관 한사람 있단다. 과거 똥볼의 이력을 들어보니, 내가 생각하는 짜장면 시절의 '똥볼'이 아니다. 득점을 올리는 똥볼이 아니라 자살골이다. 자살골인줄 모르고 똥볼을 뻥뻥 찬다..
부부간의 잔소리 상위자의 잔소리.... 직장인이 퇴사를 결심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가 직장인 665명을 대상으로 '퇴사를 결심하는 사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항목은 ▲상사 잔소리 (15.0%) 2위는 ▲대인관계 스트레스 (14.3%), 3위는 ▲연봉 (13.0%)이었다... 다음으로 ▲적성에 안맞는 업무 (9.3%) ▲업무 강도 (9.1%) ▲사내 정치 (7.8%) ▲워라밸·근무시간 (7.5%) ▲복지·복리후생 (6.7%) ▲인사·승진 (6.3%) ▲진로변경 (4.7%) 순. - - - 연봉보다, 승진보다 잔소리. 부부간에는 어떨까?... 언제나 어딜 가나 잔소리가 문제야.
글쓰기 연습...문장삼이 이문구 선생의 작품집 은 나에게 글쓰기의 교본이다. 나의 글이 무디어질 때 쯤이면 숫돌에 갈듯 펼쳐본다. 이문구 선생은 살아온 연배도 비슷하거니와 내가 사는 이곳 가까이 보령을 고향으로 두었기에 충청도 서정이 배여있다. 글 속에 이런 대목이 있다. '문장은 모름지기 보기 쉽고, 알기 쉽고, 읽기 쉬워야 한다...' 즉, 문장삼이(文章三易)다. 매끄럽지 않아 수더분한 글, 마음 놓고 대하기 쉬운 글, 어딘가에 알맹이가 있는 글... 나에겐 기나긴 숙제다. 오늘도 귀촌일기를 쓰면서 숙제를 풀고 있다.
일출과 석양 거실 정면에 일출 그림이 놓여있다. 우리집에서 동쪽으로 바라다 보는 팔봉산의 해뜨는그림이다. 팔봉산 일출에 이화산으로 지는 일몰의 석양이 거실 창문으로 들어와 겹쳤다. 해마다 입동으로 가는 이맘 때면 찾아오는 광경이다. 일출과 석양의 만남. 오늘도 그림을 보며 세월을 읽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10.26.
이건희 삼성회장 별세를 애도함
<슬픈 중국>을 읽으며 '개천절 광화문'을 생각한다
서울 수복, 38선 그리고 104고지 40년 전, 1980년 전후 10여 년을 서대문구 연희1동 산비탈 아래서 살은 적이 있다. 지대가 높아 멀리 한강 너머로 김포뜰과 행주산성, 성산동 상암동 벌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루가 멀다하고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은 뜬금없는 불로 검은 연기가 몰려왔고, 몇 번인가 김포공항 가는 길 사천교 고가도로 공사장은 붕괴사고가 빈번해 현장이 발 아래 내려다 보였다. 쓰레기 매립장이 하늘공원이 되고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이 우뚝 선 건 내가 연희동을 떠난 그 한참 뒤다... ... 우리집 뒷산은 멀리서 보아 야트막하나 가까이 보면 산세가 가팔랐다. 성산대교에서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는 고가도로에서 정면으로 이마에 띠를 두른듯 대형 야립 광고 간판이 줄줄이 서있던 이 산이 '104고지'라고 불리는 연희산이다. 기습 남..
담쟁이, 낭만의 추억은 이제 그만 나에게 담쟁이는 추억의 대상이다. 어느 작가의 '마지막 잎새'가 담쟁이 잎이였다는 소설과 그다지 관계 없다. 다만 국민학교 시절 학교의 상징이 담쟁이 였다. 교사가 온통 담쟁이 덩쿨로 뒤덮여 벽돌의 붉은 색과 사시사철 철따라 담쟁이 신록과 단풍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던 기억. 6.25 직후라 성한 건물이 흔치않았던 때 2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은 어린 마음을 우쭐하게 했다. 담쟁이 이파리 모양의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다녔던 60여 년 전 코흘리개 시절이 그대로 추억으로 남았다. 일부러 심지도 않았는데 우리집 길가 쪽 벽으로 자생하는 담쟁이가 해마다 조금씩 영역을 넓히면서 자라고 있다. 오늘 자연담쟁이 넝쿨을 걷었다. 그냥 둘가 몇 번을 망서리다가 단안을 내렸다. 흙벽돌을 타고 오르는게 창문을 막고 지저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