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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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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반 마리의 행복 소위 '먹방'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다. 배고픔에서 우리나라가 언제 그렇게 벗어나게 되었냐에서 오는 의문부호의 소산이다. 푸드 뱅크를 기다리는 사회적 약자가 있다는 사실. 오락프로라지만 눈쌀을 찌프리게 하는 딴세상 이야기는 곤란하다. 요즘 풍수해와 메뚜기,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발 식량 대란이 특히 눈에 띈다. 잔반 남기지않기는 물론 아예 n -1 운동이 시행되고 있다. 공산국가답게 강압적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에 읍내 나가면 생맥 한잔도 겸해 자주 가던 가게이다. 오랜만에 오늘 그 치킨집에 들러 통닭 반 마리를 샀다. 3년 전, 달포 가량 병원 신세를 진 후 별다른 이유 없이 치킨집도 발길을 끊었던 것. 한 마리는 18.000 원, 반 마리는 10.000 원이라나. 확실한 건 세월따라 갈수록 ..
코로나...'정치방역'이 아니길... 마을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다급한 목소리... 하룻새 들어온 56통의 재난문자 홍수. 전화통은 혼자 시끄럽다. 태안군청이야 내가 살고있는 곳이니 그렇다 치고, 이웃 서산시청과 당진군청... 충남도청 까지. 행안부, 중대본, 산림청, 농촌진흥청에서도 문자가 날아온다. 모두 그말이 그말이다. 아니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디스토피아의 도래가 따로 없다. 공해도 이런 공해가 없다. 경제적으로 따지고 보면 모두 국민 세금이다. 출입을 자제하라지만 오랜 장마 끝에 읍내 나들이. 구 터미널이면 중앙통. 버스 정류장. 버스를 타려는 이쪽과 기다리는 저쪽의 느긋한 표정들...
8.15...왜 이렇게 허전할까 잡초가 우심하다. 긴 장마에 잡초가 제 세상을 만났다. 예년같으면 내려쬐는 삼복 햇살에 주눅이 들어 잡초들이 수꿈했었다. 마당의 잡초가 발목까지 올라왔다. 대문간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불편하다. 남들 보기에도 민망스럽다. 마침 장맛비 하늘이 조용한 사이에 예취기를 가동해서 풀을 깎았다. 도무지 끝을 모르는 장마에 며칠 지나면 다시 자랄지라도 오늘 예취기를 꺼내 들었다. 마땅히 할 일도 없었던 것이다. 오늘이 광복절. 75주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72년. 그런데 오늘따라 왜 이리 허전할가. 아수라장이 된 광복절 경축식장이 웬말이며 나라가 니꺼냐는 아우성이 낭자하다.
8.15 -1일 내일 폭우...맞나? 300미리 폭우... 기상청 예보. 과연 맞을까?
8.15 -2일 삭발 이른 새벽에 이발을 하면 기다리지않아 좋다. 이발을 마치고 나오니 여섯 시가 조금 넘었다. 새벽에 언제든지 가도 이발을 할 수 있다는 신뢰감 공감대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작년 시월에 이어 오늘도 3부 빡빡머리. SNS에 오르는 친구들의 메일을 보고있노라니 웬지 시원하게 깎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있는 건 이 정도 마음 씀씀이 밖에 없다.
8.15 -3일 무슨일이 일어날까. 75주년 8.15. ... 해마다 보면 8.15 즈음에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일면서 물러가더라....
벼꽃이 필때 쯤에는... 논길을 가다보니 벼이삭이 올라왔다. 벼꽃이 핀 것이다. 올벼다. 이맘때 쯤이면 햇살이 쨍쟁해야 벼가 여문다. 장마가 길어 걱정이다. 홍수. 물난리다. 자연재해라면 또 모를까 인재까지 겹쳐 답답하다. 온나라가 어수선하고 뒤숭숭하다. 나라를 경영하는 꼴이 말이 아니다.
<지리산>...그리고 이병주 활자가 깨알 같다. 1985년도 초판본 . 그 땐 글자가 작은 줄 모르고 읽었다. 오늘에야 새삼 활자가 이렇게 작을 수가... 등장하는 인물, 소설 내용도 가물가물하다. 모든게 세월이다. 70년대 초 어느 잡지에 처음 연재될 때 처음 대했던 . 10여 년 만에 기린원에서 전 7권으로 묶어 처음 출간되었던 것이다. 추적추적 장맛비는 내리고... 서가에서 맨먼저 눈에 띄길래 오늘부터 을 다시 읽기로 했다. 1930년대, 40년대, 50년대.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겪어야 했던 지식인들의 고뇌... 우리나라 분단 문학의 효시랄까. '태백산맥'류 따위완 깊이와 결이 다르다. 나는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는 말씀에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