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村漫筆 (632) 썸네일형 리스트형 '5G 상추' 재배법 귀촌 16년에 상추 재배에 이젠 도가 텄다. 나의 상추 사랑은 각별하다. 밥상에 갓버무린 상추겉절이가 푸짐하게 놓여있으면 마음이 절로 넉넉해진다. 밭에서 돌아올 땐 소쿠리 안에 상추가 들어있다. 상추 종류도 여러가지라 그때그때 입맛대로 발길 머무는 곳 손길 가는대로다. 미리 따다둘 필요 없이 먹을 만큼만 솎아오거나 아예 통째로 한뿌리를 뽑아온다. 언제든, 수시로... 들락날락... 이것이 텃밭의 재미이자 채마밭의 장점이다. 우리밭에서 일년 사계절 내내 재배되는 작물이 상추다. 눈보라 겨울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5세대, 이제 갓 돋아난 어린 새싹 상추부터, 서너 달 전에 심은 1세대, 이파리가 늙수구레한 치마 상추까지... 흑상추, 적상추, 녹상추, 꽃상추, 청상추, 치마상추가 시계열별로 저마다 대표.. 차고 위에 감나무가 있었네... 우수수 낙엽지는 가을은 쓸쓸하다. 며칠 새 감나무 잎은 모두 떨어지고 홍시 만 남을 것이다. 대롱대롱 빨간 홍시. 홍시가 되도록 산새 들새들이 그냥 둘까. 까마중 그 향기는 또 어땠던가. 가을 들어 한동안 흐드러지게 피었던 축대 틈새의 황국도 시들해졌다. 밭둑 가생이에 여기 저기 기세좋던 개망초 무리도 어느틈에 이젠 갔다. 반짝반짝, 오늘 야콘을 캐다 고랑에 잡초 덤불서 나온 까마중. 그리고 한떨기 까마중 하얀꽃잎. 오랜만일쎄. 이 늦은 가을에. 남정네의 가을, 할 일은 많다 갑자기 닥아온 추위, 바깥 날씨가 한데 날씨라 을씨년스럽다. 첫추위는 더 춥다. 둘러보면 할 일은 많다. 거실 창가에 앉아 애호박을 썰었다. 올해 마지막 애호박이다. 날은 차가워도 양지 햇살은 따갑다. 익어가는 가을... 호박주스 한잔! 집 안팎은 가을 냄새가 물씬 난다. 밭에서 호박 다섯 개를 따다 마당으로 가져다 올렸다. 호박꽃이 필 때부터 호박 자리를 이미 알고 있었던 놈도 있지만 그 중 두 개는 밭두렁 잡초 덤불에 숨어있어 오늘에사 발견된 것. 갈수록 추녀밑이 풍성해진다. 이미 따다둔 맷돌호박, 누렁탱이호박에 이어 검은 호박까지 보태졌다. 역시 가을은 가을! 이 맛이다. 큰 농사는 아닐지라도 이런저런 가추가추, 볼수록 요모조모... 다가올 겨울이 든든하다. 오전 간식으로 호박주스 한 잔... 맛있다. 심어가꾼 누렁탱이 호박 덕분이다. 생겨나는 애호박은 따는 족족 썰어 말릴 것이다. 눈부신 가을 햇살에 사흘이면 바싹 마른다. 집사람의 손을 거쳐 겨우내 먹거리 갈무리에 들어간다. 단감나무 단감은 올해 모처럼 풍년이라 감식초를 담궈보면.. 가을 가뭄, 기다리던 단비 일기예보가 맞혔다. 닷새 전부터 비 예보가 뜨더니 오늘 비가 내린다. 올여름은 9월까지 이어진 끈질겼던 수십 년 만에 긴 장마였다. 장마끝에 가을가뭄이 왔다. 거의 두 달동안 비 다운 비가 없었다. 밭작물엔 열 번 물 주는 것보다 하룻밤 단비가 그럴 수 없는 보약이다. 스프링쿨러를 돌리던 농부들은 목을 빼 기다렸다. 하늘 관상을 보니 그다지 세차게 내릴 비는 아니다. 오락가락 하더니 보슬비로 변했다. "이런 날은 게으런 놈 놀기 좋고, 부지런한 사람 일하기 딱 좋은 날"이라시던 옛어른들의 말이 생각난다. 이런 비 맞으면 어떠리 하며 우비 행장을 갖추어 밭으로 내려갔다. 비 소식은 요란했으나 마른 땅을 적실까 말까하는 그런 비. 고구마 캐는 일. 오늘 하룻동안 마저 캐면 일주일 일정으로 잡았던 고구마 캐는.. "두 여인 때문에..." 당근밭 사연 여름내내 잡초가 무성했던 '동밭'을 한 달동안 가꾸었더니 모양새가 달라졌다. 루비킹이라는 빨강 무, 자주양파, 마늘, 당근을 심었다. 봄상치 씨앗을 뿌려 새싹이 날 때까지 비닐멀칭을 하는 걸로 동밭 가꾸기 작업은 오늘 완료되었다. 겨울을 지나 느긋하게 내년을 기다리면 된다. 십여 평 짜투리 동쪽 밭은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자주양파와 마늘을 심을 요량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당근밭이 되어버렸다. 애당초 계획에도 없이 처음 재배해보는 당근을 2백 개나 되는 모종을 심은 것이다. 자초지종을 요약하면 이렇다. 며칠 전, 자주양파 모종을 사러 읍내 모종시장에 갔는데 모종 아지매가 당근 모종을 덤으로 예닐곱 개 얹져주었다. 이게 발단이었다. 집사람이 밭에 예닐곱 개 당근 심은 걸 보더니 '마트에 당근값이 장난.. 상강...갑자기 추워졌다 가을 들어 그동안 아침에만 잠시 불을 때다 오늘은 저녁에도 난방 보일러 스위치를 올렸다. 하늘이 높고 청명한데 하루종일 하늬바람이 불었다. 어쩐지 갑자기 날이 차졌다 했더니 오늘이 霜降이다. 곧 立冬... 小雪, 大雪. 이슬이 맺히고 서리 내린 다음 얼음 어는 자연의 이치. 계절은 못속인다.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79 다음